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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산계모와 칠곡계모 (아무도 모른다)
   2014/04/11  15:2

주: 의붓딸 폭행치사사건으로 '울산계모에게는 징역 15년', '칠곡계모에게는 징역 10년'이 각각선고되자 재판정 밖과 언론에서는 "이는 국민법감정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거센 항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늑대와 같이 포악하고 나쁜 부모들에게 학대받고 또 협박을 받아 거짓 증언을 해야하고 또 침묵해야만 했던 불쌍한 어린 양과도 같은 피해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며 지난 2008년에 쓴 글 '양들의 침묵'을 올려봅니다.

 

 

                                    양들의 침묵


  십자가를 안테나로!
  요즘은 정말 뉴스를 접하기가 겁이 납니다. 그것은 얼마 전 서울 마포에 살았던 4 모녀 피살 암매장사건의 충격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10·초등4년)양이 지난 11일 수원 야산에서 암매장된 토막시신으로 발견된 여아와 동일인임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금 그 범인이 아동 성추행을 한 정신병자라고 추정을 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지만 이는 그동안 아동 성추행범에 비교적 관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과 책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웃에 무관심하고 또 ‘양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애써 외면한 우리들의 이기심과 비겁함을 반성하고 고발하면서 2005년에 쓴 저의 글 ‘정말 아무도 모를까요?’와 일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정말 아무도 모를까요?>

  황사를 뚫고 서울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어느 일본 소년소녀가장의 눈물배인 성장기를 다룬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작년에 장롱속에서 굶어죽어간 대구의 한 어린이가 생각이 나서 계속 손수건을 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고 잘 산다는 일본에서도 저런 사각지대가 있구나 하는 생각과 이 시대에도 무책임한 부모와 이기적인 부모들로 인해 아이들이 불쌍하게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한편 이 영화의 감독은 우리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고발하는 듯이 이 영화의 제목을 ‘아무도 모른다’라고 붙였다고 생각되는데 과연 우리가 정말 모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오히려 아예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2005년 3월에 쓴 글임)

 

 

 


                                               <영화 ‘아무도 모른다’>

   어느 가을, 일본의 수도인 도쿄시 변두리의 작은 아파트에 젊은 엄마 게이코와 네 아이들(아키라, 교코, 시게루, 유키)이 이사온다. 게이코는 아이가 넷이나 딸린 것을 집주인이 알게 되면 쫓겨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드렁크 속에 몰래 넣어 이사를 하고 또 아이들에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말 것’, ‘밖에 나가지 말 것’이라는 규칙을 내리고 학교에 보내달라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없어 학교에서 왕따당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초등학교에도 보내지도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일하러 나가 없을 때는 12살짜리 장남 아키라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등 화목하고 따뜻한 가족이지만 실은 이 아이들 모두는 아빠가 서로 다른 아이들이다. 그들의 소박한 행복도 잠시 어느 날, 게이코는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쪽지와 약간의 돈을 아키라 앞으로 남겨둔 채 사라진다.

  엄마가 사라진 지 한 달이 지났어도 여전히 네 아이들은 집안의 특별한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고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엄마 게이코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선물을 사 들고 들어온다. 하지만 머무는 것도 잠시, 그녀는 서둘러 짐을 챙겨가지고 크리스마스 전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지만 역시 돌아오지 않는다. 섣달그믐까지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아키라는 엄마가 보내온 편지 주소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걸지만, 엄마가 자신의 이름을 야마모토상이라고 말하며 전화를 받는 것을 듣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엄마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것을 깨닫지만 동생들에게는 이 사실을 숨긴다.

  이듬해 봄, 게이코가 보내온 돈도 바닥나고 편지도 끊기고, 밀린 세금 영수증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4 남매가 더 굳게 뭉쳐야 한다고 느낀 아키라는 더욱 적극적으로 동생들을 돌본다. 네 아이들은 처음으로 함께 밖에 나가 편의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사고 공원에서 놀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여름이 되자 아이들은 매일매일 공원을 찾는다. 집에 전기도 수도도 모두 끊겼기 때문에 공원에서 씻고 빨래를 한다. 거기에는 언제나 교복을 입고 학교를 빼먹고 벤치에 않아있는 소녀 사키가 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그녀는 아키라와 친해지고 4 남매의 친구가 된다. 아키라는 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절망적인 사건 즉 막내 유키가 의자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 사건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아키라는 형제들이 다시 흩어지는 것이 두려워 결국 동생 유키를 평소 비행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하네다 공항 부근에 암매장하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21, 17>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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