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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라진 호출부호 (굿모닝 베트남)
   2014/04/12  11:40

주: 오늘(4/12) 밤 11시에 EBS 세계의 명화에서 미국영화 '굿모닝 베트남'을 방영한다기에 수년 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사라진 호출부호

 

 십자가를 안테나로!
  KBS-1TV의 3.1절 특집다큐 ‘누가 사이가 시치로를 쏘았나?’편을 시청하다 저는 ‘JODK(주: 경성중앙방송의 호출부호), 사라진 콜사인(호출부호)’이라는 책을 집필했다는 일본의 중견방송작가인 쓰가와 이즈마의 인터뷰에 관심이 갔습니다. 그는 “제가 이 책을 집필한다고 할 때 한국인 친구가 제게 이런 경고를 했습니다. ‘절대 픽션(허구)이 아닌 진실을 써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1927년부터 일제의 전파에 의한 식민지 지배의 정보거점으로서 ′소리의 탄환′을 쏘아댄 것이 JODK였지만 이른바 경성방송사건(주: 한국인 직원들이 그 당시 단파방송이었던 Voice Of America (미국의 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전파한 사건)을 계기로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더불어 완전히 사라진 이면에는 그 당시 경성방송사건을 수사하고 한국인 방송직원들을 고문하고 죽게 한 악랄한 일본 형사 사이가 시치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 패망한 일본의 조선총독부는 미군정에 이런 일본형사들을 군정에 활용하라고 조언(?)을 했고 또 미군정은 어이없게도 이런 일본형사들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애국지사들을 오히려 감시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독재자들은 방송 등을 장악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우리의 애국지사나 의열단이 일본형사 사이가 시치로를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한 것을 명심하고 더 이상 방송장악의 야욕을 버릴 것을 촉구하면서 지난 2007년에 방송에 관해 쓴 글을 다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우리는 하느님의 라디오>

 

  주일 오전 MBC-TV '서프라이즈‘에서는 1963년 미국의 로렌이란 흑인 여성이 새로 해넣은 인공치아가 뜻밖에도 라디오 역할을 하여 그 당시 남편이 못 듣게 했던 엘비스의 팝송들을 몰래 즐겨들었다‘는 흥미로운 내용을 방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학시절, 저도 단파라디오청취(SWL)를 통해 필리핀 민주화 운동에 관해 방송되던 ’라디오 베리따스‘ 등을 숨죽여가며 청취하기도 했고 또 그것이 계기가 되어 쌍방무선통신이 가능한 아마추어무선(HAM)을 시작하여 HL5YE 라는 호출부호로 개국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약 20여년 전 서울 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피정센터에서 마르코니회(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가 처음 피정을 할 때의 일입니다. 그날 피정미사를 집전해주러 오시기로한 지도신부님이 본당 주일행사관계로 갑자기 못 오신다는 연락이 와서 이리저리 피정미사를 드려주실 신부님을 알아보다가 마침 그 피정센터에 계시던 범신부님('활다니'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출신의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수사 신부님)을 소개받았습니다. 흰수염이 약 1미터나 되어보이는 범상치 않는 할아버지 신부님은 유창한 한국말로 저희 피정미사를 집전해주시면서 강론중에 “우리는 하느님의 라디오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하느님의 주파수에 다이알을 맞추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크리스찬, 성직자, 수도자라도 결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라는 저희에게 영양만점의 명강론을 해주셨습니다. 미사후, 응접실에서 감사를 드리면서 “아니, 신부님, 어떻게 그렇게 저희에게 알맞은 강론을 해주실 수가 있었는지요?”하고 경탄해하며 여쭈어보니 신부님은 “저도 아마추어무선사랍니다. 하지만 그동안 군사독재정권이 제게 무선국 허가를 내어주지 않아 마이크를 못 잡고 있습니다. 아마 내가 ‘공주’(공포의 주둥아리)라 겁이 난 모양입니다...”하고 활짝 웃으셨습니다.

 

  아무튼 흰수염 날리는 노구를 이끌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선교지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하시다가 금년 성모승천대축일에 당당히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범심부님처럼 우리도 ‘막강한 출력의 하느님의 살아있는 라디오’가 되기를 다짐하면서 정채봉님의 글 ‘하늘나라 라디오 방송’과 영화 ‘굿모닝 베트남’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하늘나라 라디오 방송 / 정채봉>

 

  한번은 라디오의 다이얼을 조정하는 딸아이한테 문득 아버지가 물었다.

“얘야, 잡음이 없는 음악을 들으려면 듣고자 하는 방송의 주파수에 정확히 맞추어야겠지?“

“그럼요, 아버지.”

“그럼 네 마음의 소리를 네가 들으려면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대답하지 못하는 딸아이한테 아버지가 말했다.

“숨 쉬는 것이 때로는 천둥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진솔해야 한다.

진솔의 주파수에 맞추면 너의 영상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

 

이번에는 딸아이가 물었다.

“그러면 아버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면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 하지요?“

“그거야 동정의 주파수지.”

 

아버지가 설명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사정을 말하면 자기 경험 또한 끼어 넣으려고 안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이 이야기할 때는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들어 주는 것이다.

 

딸아이가 다시 물었다.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면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 하지요?“

 

“그거야 겸손이지. 스스로 낮아지고 비워지지 않고서는 그 주파수가 맞춰지지 않는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파수가 열리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 바라는 것만을 잔뜩 늘어놓고선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은 들을 생각도 않고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딱 내려놓지. “

 

  아버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한테 모든 주파수를 다 열어 놓고 나무 아나운서를 통해, 날씨 아나운서를 통해, 풀잎 아나운서를 통해, 당신의 말씀을 열심히 전하고 계신단다. “

 

  그러자 딸아이는 어느새 먼 하늘을 우러러 두 손을 모우고 있었다.

                                                (출처: 고 정채봉님의 ‘바람의 기별’ 中에서) 

 

                          

 

                                          <영화 ‘굿모닝 베트남’ >

 

   1965년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의 수도 사이공.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엄격한 군검열로 잘려나가고 남은 따분한 뉴스와 터무니없는 건강정보, 그리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DJ의 흘러간 옛 노래들로 가득한 베트남의 미군 방송국에 DJ 애드리안 크로나워(로빈 윌리암스 분)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다. 방송 첫날에 선배로부터 갖가지 금지사항을 전달받는 애드리안. 하지만 그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그 모든 지시를 무시하고 고함치는 듯한 오프닝 멘트 "굿~모닝 베트남"과 함께 독특한 스타일로 방송을 진행한다. 특유의 오프닝 멘트, 유머감각과 성대모사, 그리고 군대에서 금지된 신나는 록음악과 재즈를 주 레퍼토리로 그는 베트남의 모든 애청자들을 사로잡는다. 그런 와중에 그는 아리따운 베트남 아가씨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베트남인들의 정서와 솔직한 심정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인간미 넘치며 진솔하고 파격적인 방송이 오히려 군상부의 반발을 크게 사게 되면서 그는 갈등 속에서 숨죽이며 방송을 하던 어느 날, 사이공 거리에서 미군이 저지르는 비참한 전쟁의 실상을 목격하고 군상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이라며 자신의 진실방송을 여러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결국 마지막 방송테이프를 남긴 채 사이공을 떠난다...

 

                             <말씀에 접지하기; 루카 12, 2-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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