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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주도의 한 어린이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2014/05/05  12:1
 취한_말.jpg

주: 어린이 날을 맞이하여 오전에 재방송된 KBS 뉴스파노라마의 "학교가는 길, 차다(Chaddar)"편을 시청하다 갑자기 최근 세월호 참사로 부모를 잃게된 제주도의 6살 권양이 생각나 또 손수건을 들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 위험한 히말라야산맥의 얼음강길을 목숨을 걸고 건너는 불쌍한 그곳 아이들처럼 제주도의 권양이 앞으로 살아갈 길은 실로 위험하고 또 험난할 것입니다. 권양을 비롯한 불쌍한 어린이들이 오늘 즉 어린이날 만큼은 행복하길 빌면서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운명들


  십자가를 안테나로!

  이번 주 KBS-1TV 수요기획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운명’이란 제목으로 50년이 넘는 세월을 대를 이어 100Kg이 넘는 짐을 등에 지고 살아가고 있는 인도 북부 심라의 카슈미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1947년 시작된 인도,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인 카슈미르 분쟁은 아직도 지속되는 관계로 이곳이 고향인 이슬람교도들은 전쟁과 종교분쟁으로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먹고 살 방법이 막막해진 인도령 카슈미르의 이슬람교도들은 고산지대로 인한 포터 수요가 있는 200km나 떨어진 심라로 와서 이른바 ‘인간 기중기’인 ‘카슈미르 포터’들의 삶이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 전, 태국에서 체포된 수십 명의 탈북자들이 지금 한국행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인도의 카슈미르 사람들 못지않게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운명’ 즉 ‘분단’이라는 무거운 짐을 그동안 지고 살아온 남북의 일천만 이산가족들과 최근의 탈북자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리면서 자신의 가족은 물론 술에 취한 무거운 노새까지 지고(?) 살아야만 했던 이란의 12살 소년가장 아웁의 삶을 그린 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이라크와 오랜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이란의 한 국경 마을, 바네. 어머니가 막내를 낳다 죽고 밀수길에 나섰던 아버지마저 지뢰를 밟고 목숨을 잃으면서 12살 난 소년 아윱은 어느 날 졸지에 가족들을 책임져야하는 꼬마 가장이 된다. 아윱은 학교까지 그만두고 돈벌이에 뛰어들지만, 아픈 동생 마디의 약값을 치르고 나면 여동생 아마네에게 새 공책을 사주기도 빠듯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수술을 서두르지 않으면 마디가 몇 개월 못가 죽게 될 거라는 의사의 진단에, 아윱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밀수하는 사람들의 심부름꾼이 된다. 국경을 넘나들어야하는 밀수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수비대의 눈을 피해야하는 것은 물론, 밀수꾼을 습격하여 물건을 강탈하는 무장괴한의 위협을 감수해야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 게다가 사방에는 전쟁 중 양국에서 뿌려놓은 지뢰들이 깔려있어 언제 밟을지 모르고, 짐을 나르는 말과 노새들에게 술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도 견뎌내야 한다.

 

  어린 아윱은 이 모든 어려움을 참아내며 묵묵히 일하지만 제대로 품삯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다 못한 누나 로진은 동생 마디를 수술시켜달라는 조건을 걸고 이라크로 팔려가다시피 시집을 간다. 로진과 신부일행은 가여운 꼬마 동생 마디를 노새의 짐광주리에 싣고 눈발을 헤치며 이라크 국경까지 도착하지만, 신랑의 어머니는 노새 한 마리로 신부값을 치른 후, 마디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시 이란으로 돌려보낸다.

 

  마디가 곧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물거품이 되지만 아윱은 좌절하지 않는다. 아윱은 밀수꾼들을 따라 이라크로 가서 신부값으로 받은 노새를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고, 마디를 수술시켜 데려오겠다는 계획으로 또 한 번 밀수행렬에 합류한다. 마디를 노새 위에 싣고 밀수꾼들을 따라나선 길에 아윱은 매복한 무장강도들의 습격을 받는데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내게 하기 위해 노새에게 술을 너무 많이 먹인 탓에, 술에 취해버린 노새들은 위급상황에서 달아나지 못하고 오히려 비틀거리며 쓰러져버린다. 다른 밀수꾼들은 노새들과 밀수품을 버리고 도망치지만, 마디의 생명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노새를 버려두고 도망칠 수 없는 아윱! 아윱은 쓰러져 있는 노새에게 일어나라고 울부짖으며 애원하지만 술에 취한 노새는 꼼짝도 않고 무장강도들의 총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말씀에 접지하기; 마태 11, 28-30>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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