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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신성인의 빨간 마후라들 (위대한 산티니)
   2014/07/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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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근 광주시내에서 추락한 강원소방대 소속 헬기의 안병국(38) 소방위의 8살 아들이 영결식장에서 공개한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가 많은 이들을 울렸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빌며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살신성인의 빨간 마후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다채로운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했습니다. 그것은 지난 5일, 오전 11시55분쯤 수원시 세류동 제10전투비행장(수원비행장)에서 공군이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에어쇼를 펼치던 중 김모대위(33세)의 공군 소속 A-37 훈련기가 추락한 것입니다.

 

  공군에 따르면 곡예비행 등 공군 홍보행사를 전담하는 특수비행팀 ‘블랙이글’ 소속 훈련기 6대가 공중시범을 보이고 있는 중이었고 비행기가 두 대씩 엇갈리며 연기를 뿜어 X자 형태를 만드는 곡예비행 도중, 김 대위의 비행기가 다른 비행기와 스치면서 관중석에서 2km 떨어진 잔디밭에 추락한 것입니다. 당시 관중은 주민, 어린이 등 모두 2,300여 명 정도로 파악되었는데 불행중 다행으로 사고 비행기가 관중석을 피해 떨어지면서 더 큰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공군 관계자는 “비상 탈출을 시도할 경우 기체가 관중석을 향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김 대위가 최후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경위는 추후에 발표되겠지만 최후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한 조종사의 살신성인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갈 뻔한 대형사고를 막았다는 것이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부디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려다 안타깝게도 산화한 빨간 마후라 김대위님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빌면서 영화 ‘위대한 산티니’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위대한 산티니'>


   ‘위대한 산티니’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 미해병대 비행기 조종사인 중령 불 미첨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큰 활약을 해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은 전쟁영웅이다. 어느 날, 불 중령은 제 312 비행대로 전입을 하게 되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상봉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온 기쁨도 잠시 가족 전체를 자신이 근무해야 할 곳으로 함께 데리고 떠나야 하는 불은 가족들의 불만을 사게 된다. 한편 자신의 아들인 베니가 자신을 닮은 강인한 사나이, 그리고 해병대 비행기 조종사가 되길 바라는 불은 베니가 어릴 때부터 늘 그것을 강요를 하지만 베니는 이에 수긍하지 않는다. 오히려 베니는 성장하면서 군대식으로 가족을 다루고 ‘늘 1등을 하라’고 강요하는  아버지 불 대령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불 중령은 야간 비행훈련중에 바다에 추락사하였고 그의 장례식에서 베니는 사령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네 부친은 ‘위대한 산티니’라는 별명대로 정말 위대한 분이었단다. 비행기가 고장이 난 것을 알고 비상탈출을 하면 자신은 살 수 있었을 텐데 기체가 시내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끝내 조종간을 놓지 않아 비행기와 함께 바다에 추락했단다...”


   그날 밤, 베니는 엄마에게 울면서 충격적인 고백을 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바다에 추락한 것은 바로 내 탓이야. 난 그동안 우리를 군대식으로 거칠게 다룬 아빠가 너무 미워 매일밤 하느님께 아빠를 빨리 데려가 달라고 기도를 했어. 아마 나의 이 나쁜 기도가 하늘을 떠돌다가 아빠 비행기를 고장냈거야...”

 

   하지만 엄마는 베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베니, 그런 나쁜 기도를 들어주시면 그분은 하느님이 아니지. 아빠는 그동안 너희를 진심으로 사랑했었고 또 너희들이 이 거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군대식 교육을 한거야. 그리고 아빠는 평소 그의 신앙과 신념대로 살신성인의 삶을 사신거야...”

 

  엄마의 이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베니는 아빠가 진정으로 ‘위대한 산티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15, 1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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