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데, 나는 왜? 연중 제16주일 |
2008/07/19 9:41 |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데, 나는 왜?
마태오복음 13,24-43
아무도 자기의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선과 죄악으로 얼룩져 있는 자기의 역사를
없었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자기를 거절하는 것과 같다.
우리 주변에 가라지와 같은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꼴을 볼 때마다
비애를 느껴
세상을 한탄하거나
복수심에 불타기도 한다.
죄악을 박멸하는 죽음이 좋은 것이라고 여겨
악한 사람들의 죽음을 기뻐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심판이 하느님의 특권인데도
죄인인 사람이 그것을 가로채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들을 당장 심판하지 않고
회개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죄 없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인생은 명암이 공존하기 때문에
서로 그림자를 인정하고
비난하지 말자.
아무도 자기 그림자를 버릴 수 없다.
우리의 인생여정이
아무리 죄악으로 점철되어왔다 하더라도,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해주거나
인내로이 회개를 기다리고 계신다.
이처럼 하느님은 공평하시다.
그래서 하느님의 고유권한인 심판권을
한낱 죄인에 지나지 않은 내가 가로채서
이웃을 저울질하고 단죄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최후심판은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Albert Camus).
양심과 정의와 사랑을 거절하고
이웃보다 자기를 더 중요하게 여길 때마다
최후심판을 받는다는 말이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어야
이웃뿐만 아니라 원수들과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약자들을 도울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욕심으로 가득 찬 마음속에는
하느님과 이웃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법이다.
미움과 원한과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으로 마음을 채우려면
이웃의 장점을 많이 찾아내어
그를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칭찬받을 만한 사람으로 변한다.
이와 반대로,
다른 사람의 약점을 많이 보고 비난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렇게 나쁜 인간으로 변한다.
자기 인생뿐만 아니라 이웃의 인생과 세상만사도
긍정적으로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곧 신앙생활이요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신간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 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같은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