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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난한 마음속에만 사랑과 영생이 깃든다(연중 제15주일)
   2009/07/10  9:4

가난한 마음속에만

             사랑과 영생이 깃든다.

 

 

마르코복음 6,7-13

 

 

오늘 복음(마르 6,7-13)에 보면,

예수님은 선교사들에게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엄격한 청빈을 요구하며

물질에 의지하지 말고

어떠한 자만심도 멀리해야 한다고 이르셨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기 때문에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어떠한 물질적 안정이나

인간적 힘이나 수단에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하느님의 은혜를 입어야

사도로서 훌륭하게 활동하고

하느님의 강복을 받을 수 있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밥 한 그릇이 생명의 근원이다.

맛이 있고 없고를 가릴 바가 아니다.

오로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생명의 환희를 느낀다.

목마른 이에게는 한 잔의 물이

천상의 감로수처럼 달다.

가난했을 때 작은 선물을 받고

보자기에 싸두고

수없이 끄집어내보며

행복해했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모자란다는 것은

그 자체가 위대한 가치를 낳는다.

요컨대 가난은

진흙으로 황금을 만들고

돌로 옥을 만드는 힘이 있다.

사람은 고통을 받아야

빛나는 옥이 된다.

 

“쉽고 편안한 환경에선

 강한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련과 고통의 경험을 통해서만

 강한 영혼이 탄생하고,

 통찰력이 생기고,

 일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며,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H. Keller).

 

고통을 겪는 사람이라야

하느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분을 섬길 줄 안다.

그의 마음이 겸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천국을 약속하셨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가 무능한 존재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받기 때문에

하느님 없이는 못 산다고 생각한다.

또 겸손한 사람은

이웃의 장점들을 보고

이 장점들을 만들어 주신

하느님의 힘을 느낀다.

겸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웃이 자기보다 더 훌륭하면

훌륭한 사람으로,

자기보다 못하면

못한 대로 받아들이고

그를 시기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만한 사람은

하느님 없이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다고 여기고,

남이 자기보다 더 훌륭하면

견디질 못하고

자기보다 못하면

그를 무시한다.

 

천국은 죽은 뒤에 가는

무릉도원 같은 곳이 아니라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힘을 체험하는 곳에 있다.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자기중심주의와

물욕과

세상잡사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출세도 인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설계하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사는 사람이다.

 

이와 반대로,

늘 재물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사람은

진리도 무시하고

사랑도 저버리며

하느님을 거절한다.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죄를 짓는 일 밖에 없다(로마 7,15-20).

우리가 하는 좋은 일은 전부

하느님이 당신의 영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주어

이루신 것이다.

그러므로 재물이나

인간적인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의 영에 순응해야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다.

그래야 자기도 구원을 희망하고

이웃을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다.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모든 삶과 활동의 원동력이다.

사람이 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신간안내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마태오복음․루카복음․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판매처: 복현성당, 바오로딸,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