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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마디 말로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연중 제4주일)
   2010/01/29  8:14

한 마디 말로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

 

루카복음 4,21-30

 

 

할아버지가 무거운 짐을 손수레에 싣고

할머니는 그 뒤를 밀고

힘겹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손수레를 밀어드렸다.

손수레에는 책이 가득 담겨 있었다.

고물이 된 책들 중에는

양서도 있고

폐지밖에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양서들 중에는

저자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쓴,

행복과 성공을 약속하는 가르침과

일용할 양식이 되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 노부부에게는

단순히 무거운 짐일 뿐이다.

나에게는 양식이고

보물인 것이

남에게는 다만 짐이나

쓰레기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수님은 당신이

가난한 이들과 잡혀간 이들과

눈먼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을

구원한다는 한 마디 말씀으로

구원을 실현하셨다(루카 4,18).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적에 집착한 나머지

그분의 말씀에

구원의 힘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구원을 가져다주는 말씀을

무의미한 고물처럼 취급한 것이다.

그들과는 반대로,

말씀에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인격이

새겨져 있음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말씀 한 마디만 듣고도

구원을 체험한다.

말씀은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우리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새로운 삶을 주고

행복하게 한다.

말씀을 받아들이면

우리 마음속에

믿음이 생긴다.

그러나 가시적인 활동인 기적은

믿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믿음이 있어야

기적의 뜻을 파악할 수 있다.

 

하느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분의 말씀은 들린다.

말씀을 믿고 따라야만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일상사에서 그분의 뜻을 찾아낼 수 있다.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을 떠났기 때문에

그분이 일으키시는 기적을 보아도

그 뜻을 깨달을 수 없다.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던 그 노부부가

정작 좋은 책들을 가지고 있음을

전혀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우리를 구원하고

행복하게 해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웃에게 전할 사명을 받았다.

나를 인정해주는

친절한 말 한 마디는

평생 동안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말은 값비싼 보물처럼

마음속에 간직되고,

이 말을 수시로 되새기면

삶이 희열로 가득 찬다.

그러나 한 마디 말로 가하는 타격은

칼로 한 번 휘두르는 것보다

더 깊이 찌른다.

말 한 마디가 독약이나

날카로운 칼이 될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친절한 말은 짧고

하기도 쉽지만

그 메아리는 오래간다.

훌륭한 말[言]은 훌륭한 무기이다.

작은 친절과

몇 마디 따뜻한 말이

지구를 행복하게 하고

겨울을 세 번이나 따뜻하게 한다(일본 속담).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출간 예정

 

위 저자,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마태오복음․루카복음․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판매처: 복현성당, 바오로딸,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