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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존재이유: 하느님과 이웃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사순 제3주일)
   2010/03/05  7:48

나의 존재이유: 하느님과 이웃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루카복음 13,1-9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지 않는 군중을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에 비유하셨다.

이 무화과나무는

삼 년 동안 아무런 열매를 맺지 않고

땅만 차지하여

다른 나무들이 흡수해야 하는

양분을 먹어치울 뿐이었다.

그래서 포도밭 주인은

열매를 딸 희망이 없는 이 나무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여기고

일꾼에게 잘라버리라고 명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행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상징한다.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와 같은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자원과 시간만 낭비할 뿐

회개할 희망이 없는 이들이다.

무화과나무를 잘라 버리라는

포도밭 주인의 명령은

하느님이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을

심판하시는 것을 상징한다.

 

포도밭 일꾼은 무화과나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열매를 맺도록

그 주위를 파서

거름을 주고

수분이 뿌리까지 내려가도록

애를 써보겠으니

한 해만 더 기다려 달라고

주인에게 간청했다.

이는 예언자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회개와 구원을 위해

하느님께 심판을 보류해주실 것을

간청했다는 뜻이다.

하느님이 인내롭게 기다려주시기 때문에

회개를 서둘러야 한다.

지금 회개의 열매를 맺지 않으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심판을 면할 수 없다.

여기서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았다고 하는

세례자 요한의 설교(루카 3,9)가 떠오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최후심판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자주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의 잣대로

심판 받을 것이다.

날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가?

 

예수님이 교회 안에서

복음을 선포하시는 동안은

구원이나 멸망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는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않거나

주어진 능력이나 재질을

건설적으로 활용하지도 않거나

매사에 결단성도 없이

맡은 일을 질질 끄는 사람을 상징한다.

하느님이 허락하신 짧은 유예기간에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여

자기중심적이고

현세에 집착하는 생활태도를 버리고

예수님을 닮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회개는 머리로 죄들을 알아내고

마음속으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엎질러진 물을

운다고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법이다.

죄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회개는 기도에 집중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데

습관이 되어

덕을 닦는 것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좋은 습관이 모여

좋은 성격을 만들고

덕(德)이 된다.

악습을 고치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회개는 습관이 된 기도에 힘입어

악습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고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찰 때 완성된다.

죽는 자리에서는 회개해도

원상복귀에 이르기 어려움을 명심하자.

고백은 회개의 첫 단계요

고백된 과오는

그 사람의 새로운 미덕이 된다.

 

자기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로 만들고

남의 인생을 기쁘게 해주는 존재가 되자.

인생에 성공하는 비결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일과 이웃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땅만 썩이는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처럼 되고 만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자원과 시간만 낭비할 뿐

희망이 없고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