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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엇을 얻고 싶으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연중 제24주일)
   2010/09/10  19:17

무엇을 얻고 싶으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

 

루카복음 15,1-32

 

어머니는 자녀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보면

행복을 느낀다.

자기 자식을 위해서는

모든 희생을 감내할 만큼

자식이 사랑스럽고

눈에 들어와도 아프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만 아들에게

자기 안구 하나를 주어

아들이 한쪽 눈이라도 뜰 수 있게 한다.

그러고서도 어머니는 아들에게

 

“내가 두 눈을 다 너에게 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내가 너에게 짐이 될까 보아

  그렇게 못했단다. 미안해”

 

하고 안타까워하는 분이다.

 

이 이치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

모든 대인관계에 적용된다.

 

우리가 잘되면

하느님은 기뻐 웃으신다.

하느님은 본질적으로 완전무결하시기 때문에

죄인들이 회개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사시는 분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배신하거나 욕을 해도

하느님의 품성에는

아무런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사랑으로 넘쳐흐르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를 필요로 하고

리의 회개를 바라신다.

 

하느님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그 아버지처럼

당신 딸과 아들이 회개하여

영생을 누리고

행복해지도록

목을 빼고 기다리고 계시다가

회개하면

‘달려가 아들(딸)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신다’(루카 15,20).

뽀뽀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을 배신하고

증오하는 동안에도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시는 분이다.

이는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참모습이다.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을 닮으려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

 

제 자식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행복에 겨워하는 부모님,

자기 안구를 아들에게 내어주는 어머니처럼

우리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애써야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남이 행복해지도록 애썼다면

그만큼 자신에게도 행복이 온다(플라톤).

나의 행복은

남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인가 잃지 않고

  얻는 경우란 절대 없다”(H.D. Thoreau).

 

타인과 잘 지내는 방법은

내가 먼저 그에게 배려하고

사랑하는 말을 하고

그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잘 들어주는 말은

꽃이 되어 되돌아온다.

 

왼 종일 땀을 흘리며

남을 도와주면

몸속에 좋은 호르몬(엔도르핀)이 나와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좋은 본능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나쁜 본능도 있다.

우리는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배가 아프고

남이 잘 못 되는 것을 보면

뇌에서 기쁘게 하는

호르몬이 나온다(Schaden- Freude).

이처럼 우리는 남을 도와주고

남이 잘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본능과

남이 잘못되어야 기뻐하는 본능,

이 두 가지 상반된 본능을 가지고

내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남이 잘못되는 것을 보고

잔인한 기쁨을 누리는 악마가 될까?

나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어 보여도

남의 불행에 눈물짓고

서로 사랑하고

복을 빌어주고

목숨까지 바치는 천사 같은 사람이 될까?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

가족들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원수들과도 함께 기뻐하고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구원 받은 사람이다.

하느님을 닮아

제 자식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제 눈까지 빼내어 주는 어머니처럼 말이다.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도스토예프스키).

 

사랑 때문에 고통을 받는 곳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계시고,

고통 속에 기쁨과 구원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을 닮지 않았으면

이는 곧 모든 불행을 자초하는 짓이요

죄이며

파멸에 떨어진 것이다.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토마스 풀러).

 

 

 

                 신간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

 

------,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 해설

  (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