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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손님 대접과 구원(연중 제31주일)
   2010/10/29  7:24

손님 대접

 

루카복음 19,1-10

 

예수님이 예리코를 지나가시자

세관장 자캐오는 예수님을 뵈려고 안간힘을 썼다.

예수님은

그의 이러한 마음과 믿음과 열성을 눈여겨보고

그의 집에 머무르겠다고 이르셨다.

자캐오는 예수님의 얼굴만이라도

뵐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인데,

뜻밖에 위대하신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시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예수님의 방문에 대한 보답으로

자기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혹시 자기가 횡령한 것이 있다면

네 곱절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손님으로 모시는 예수님은

목숨을 바쳐

하느님의 왕국을 만들고

우리를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여

하느님 품속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해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다해

예수님을 우리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에

제일 귀한 손님으로 모신다.

그러기 위해 날마다 성경을 묵상하고

하느님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닮으려 하는 것이다.

이는 친한 두 친구가 자주 만나면

한 마음이 되고

가치관과 사고방식도 비슷하게 되어

서로 닮는 것과 같다.

 

예수님은 우리가 자신을 이웃에게 바치는 것이

곧 당신을 손님으로

융숭하게 대접하는 것이라고 여기신다.

남편과 아내와 부모와

친구와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예수님을 귀한 손님으로 모시는 것이다.

예수님을 본받는 사람은

하소연할 데 없어

심장이 멎을 것 같다는 사람,

기쁜 일을 맞아 함께 기뻐해 줄 사람이 없어

안달을 부리는 사람,

슬픈 일을 맞아 위로받을 데 없어

외로워하는 사람을

귀한 손님으로 대우하는 사람이다.

 

융숭한 손님대접은

주인이 손님의 이야기나 자기자랑을 들어주고

그를 배려해 주는 것이다.

배려는 자기의 관심사를 무시하더라도

이웃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이웃의 입장에 서서

이웃을 보살피는 적극적인 행위이다.

나의 자기중심적 성향을 포기하고

이웃의 자기중심적 성향을 존중하는 것,

이것이 곧 참된 배려이다(곽금주, 습관의 심리학. 갤리온 2007년. 125쪽).

내가 이웃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이웃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말이다(위의 책, 121쪽).

주인의 배려와 사랑에서

손님의 기쁨과 희망이 나온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배려심이 많은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법이다.

 

‘보고 싶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강한 마력이 있다.

보고 싶다는 말은

희생이 필요하거나

돈이 드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내 얼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사랑한다는 말은 희생이 필요하고

부담을 안겨다 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싶어 한다면

내가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뜻이다.

내 얼굴이 보기 싫다는 사람이 많다면

내가 잘못 살아왔다는 뜻이다.

모든 날 중에서 완전히 잃어버린 날은

인정과 배려를 보여주지 않은 날이다.

내 집에 온 손님이

심신의 피로를 풀고

재생할 힘과 희망을 품고

이 험악한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하자.

 

“마중은 세 걸음,

배웅은 일곱 걸음.”

 

마음고생을 하는 이웃이

내 얼굴이 보고 싶다고 전화하도록

늘 마음을 열고

인정을 베풀고

배려해주자.

이웃을 돕는 사람은

선행을 했기 때문에

이미 이 세상에서 행복해지고,

이웃도 보답으로 그를 도와주고

행복하게 해준다.

자캐오의 집을 방문하신 예수님은

이러한 대인관계 안에 임하여

우리를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신다.

지금 행복해져야

죽은 뒤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은 뒤에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신간서적

 

박영식,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

   (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