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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마고도의 순례정신이 우리에게도 있는가?(연중 제26주일)
   2010/09/24  14:38

차마고도의 순례정신이

                   우리에게도 있는가?

 

루카복음 16,19-31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 서남부 운남, 사천에서 티벳을 넘어

네팔, 인도까지 이어지는

5천km쯤 되는 교역로를 가리킨다.

실크로드보다 2백여 년 앞선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 교역로이다.

이 길을 따라 중국의 차(茶)와 티베트의 말(馬)이

오갔기 때문에

차마고도란 이름이 생겼다.

차마고도는 1천년전 티벳불교가

라싸에서 운남, 사천 장족 지역으로

전해진 길이었다.

일찍이 인도사람 연화생이

토착 종교를 몰아내고

불교를 전파하러 온

바로 그 길 차마고도이다.

순례자들은 연화생의 그 길을 따라서

성지 라싸로 간다.

 

순례자들은

사천성에서 성지 라싸로

2,100km 이상이나 되는 차마고도를

오체투지(五體投地),

즉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나아간다.

무거운 폐타이어로 앞치마를 만들어 두르고

나무장갑을 50켤레 이상이나 준비해서

서너 걸음마다 오체투지를 한다.

어린 자식들과 가족이 함께 가기도 한다.

첫날에는 200m밖에 못 가고

쉬기를 거듭하고

하루에 평균 겨우 6km밖에 못 간다.

나중에는 속도가 붙어 하루에 10km나 간다.

티벳 고원의 온도가 영하 20∼30도로 내려가면

순례자의 고통은 엄청나다.

평균 4천m 이상의 고지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가야 한다.

강물이나 장애물 길이만큼

미리 오체투지를 하고 건너간다.

저녁식사는 작은 빵 한 조각과

차 한잔뿐이다.

수없이 이마를 땅에 부딪쳐

상처가 덧났다가

아물기를 계속하고,

이마에 든 멍이 굳은살로 변할 때쯤

순례속도는 더욱더 빨라진다.

준비기간까지 포함해서

일곱 달쯤 걸리는 대장정이다.

순례자들을 돕는 사람도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고

음식과 야영도구를 수레에 싣고 따라간다.

장족들은 순례 도중에 죽는 것을

가장 복받은 죽음으로 여긴다.

 

모든 순례자들의 목적지요

티벳인들이 평생 한번이라도

순례하길 원하는 곳은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이다.

186일째 라싸에 도착하여

조캉 성 앞에서 절을 십만 배나 올린다.

절을 하는 데만

2개월이 걸린다.

조캉사원 안에 있는

‘석가모니불상’을 보기 위해

오체투지를 하며

그 머나먼 길을 왔던 것이다.

 

순례자들은

이 세상 모든 중생이 평안하도록

기원하기 위해

순례를 떠난다.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참된 선(善)을 행하는 것이요

윤회의 업에서 해탈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순례 도중에 죽으면

시체를 조각내어

독수리에게 던져주고

한 점도 남기지 않고

자신을 희생한다.

 

오늘복음에서

하느님은 부자를

지옥으로 보내신 반면,

가련한 라자로는

천국으로 올리셨다.

이는 내세가

상선벌악이 이루어지는 곳임을 가르쳐 준다.

부자처럼 가족들과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아낌없이 쓰지만

이웃에게 인색한 사람은

지옥으로 간다.

하느님의 말씀을 멀리하는 사람은

이미 그분을 떠났기 때문에

죽은 이의 소생을 목격해도

이 기적의 뜻을 깨달을 수 없다.

확고한 내세믿음을 가지려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신비를 묵상하여

예수님을 닮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평안하고

자기도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체투지를 하며

멀고도 험난한 순례길을 가는

티벳인들에 비해

우리는 너무 이기적이고

현세생활에 집착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의 영웅적인 열정과

희생정신을 본받아야 하겠다.

날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현세생활에 집착에서 해방되어

내세의 영원한 행복을 희망하며

사랑과 기쁨과 열정을 가지게 된다.

사랑과 기쁨과 열정은

하느님의 생명을 이루는 요소이다.

최선만으로는 안 된다.

‘칼끝’에 서있다는 자세로

절박하게 목숨을 걸어야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

위대한 것 치고

열정 없이 이루어 진 것은 없다.

 

 

 

                     신간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

 

------,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해설

  (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