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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다(성김대건과 성정하상 대축일
   2010/09/17  22:39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 순교자 대축일

 

 

루카복음 9,23-26

 

성 김대건과 성 정하상은

현세의 부귀영화와 자기 목숨을 바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고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이 두 분은

가정이 완전히 파괴되는 고난을 겪어야 했다.

성 김대건의 증조부 김진후 비오와

조부 택현 안드레아와

아버지 제준 이냐시오도 순교한 분들이다.

하느님 때문에 패가망신한 집안이다.

또한 성 정하상의 아버지 정약종과 형 철상은

정조대왕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이듬해(1801년)

집권 노론이 정조대왕 때 성장한 남인을

제거하기 위해 일으킨 신유박해 때

함께 처형되었다.

이때 아들 성 정하상의 나이는

만 여섯 살이었다.

성 정하상의 삼촌 정약전과 정약용은 유배가고

사촌 매형 황사영은

충북 제천 배론으로 피신했다가

능지처참되어

온 집안은 쑥대밭이 되었다.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성 정하상은 어머니의 인도로

동생 정혜와 함께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여

지하교회의 지도자가 되었다.

일찍이 1783년

동지사의 서장관인 아버지를 따라

북경에 간 고모부 이승훈이

전해준 천주교 믿음 때문이었다.

성 정하상이 어른이 되자

앵베르 주교는 그를

조선의 첫 사제로 만들려고

신학을 가르쳤으나

기해박해가 일어나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때 성 정하상은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순교했다.

 

위 모든 순교자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첫째, 자기를 부정하고,

둘째,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며,

셋째, 끝까지 예수님을 믿고 따랐다.

자기부정은 이기심을 채우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보다

하느님의 뜻, 즉 사랑, 진리, 양심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이기심과 현세의 부귀영화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부정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뜻을 지킬 수도 없고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부귀영화에 집착하면

사랑할 기본 능력과

자신까지 잃어버린다.

사람은 끊임없이

이웃을 향해 자아의 문을 열고

이웃을 받아들이고

영원한 것을 추구해야만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금을 손아귀에 넣으면

사람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돈밖에 안 보이는 법이다.

황금가루가 눈을 멀게 하기 때문이다.

물욕이나 권력에 사로잡힌 사람은

오만방자해지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여기고

그 주변에는 썩는 냄새가 나며,

그의 인생이 한없이 슬퍼진다(채근담).

관 뚜껑을 덮을 때라야

재물이 소용없음을 알게 되는데

회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하느님의 뜻과 우리의 행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닮아야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자아를 실현하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영생은 영원히 지속하는

사랑, 진리, 선을 행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닮는 데 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는

가정과 현세의 부귀영화와 목숨보다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더 중요한 보물로 보존했다.

그분들은 온갖 이기심과

부귀영화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순교하는 순간에는 온전히 자아를 실현했고

영원히 행복의 극치를 누리고 있다.

우리도 그들을 본받아

날마다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보존하기 위해

자기를 부정하고

돈보다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가져야 하겠다.

자기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야만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선행을 할 힘을 갖추게 된다.

 

“언제나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정말 자유로운 인간이다”(디오게네스). 

 

 

           신간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

 

------,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해설

   (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