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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구원은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데 있다(연중 제19주일)
   2011/08/06  14:43

나의 구원은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데 있다

(연중 제19주일)

 

마태오복음 14,22-33

 

 

나 혼자 꿈을 꾸면 꿈일 뿐이지만 우리 모두가 꿈을 꾸면 새로운 현실이 시작한다. 어린 나무들은 같이 커다가 하나가 죽으면 다른 나무들이 더 잘 자란다. 그러나 다 큰 나무들의 경우 한 나무가 죽으면 다른 나무들도 생기를 잃고 점점 죽어간다. 함께 자란 정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생명은 어디든지 기대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사람도 그러하다. 나를 웃게, 울게 하는 사람도 이웃이다. 그 인연의 덕목은 서로 마음을 주는 데 있다. 갑작스러운 천둥번개와 시련과 죽음의 위험 가운데서도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인생길이 쉽고 감미롭다. 내가 원하는 곳에 나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다가와 주시는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은 캄캄한 밤중에 거세게 불어 닥친 풍랑 속에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기적을 베푸셨다. 당신이 자연의 위협뿐만 아니라 악의 세력, 죽음의 위협을 제압하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셨다. 예수님은 익사할 위험에 놓여 있는 베드로 사도에게 물 위를 걸어오게 하여 그를 구원하려 하셨다. 예수님은 바다와 악을 제어하고(시편 69,1-3.13-15; 이사 43,16; 51,9-10) 혼돈의 세력을 제압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욥 9,8)을 행사하신다. 야훼 하느님처럼(시편 77,20) 제자들에게 바다의 길을 열어주고 죽음의 위협에서 구원해주시는 분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거센 파도 위로 몸을 내던졌다가 예수님의 권능을 의심하고 말았다. 죄란 예수님을 믿고 따르지 않고 예수님을 닮지 않는 것을 뜻한다. 예수님의 권능을 의심한 베드로는 죄인이었다. 다행히 그는 예수님을 배신하고도 계속 회개한 죄인이었다. 성인은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죄를 뉘우치는 사람이다. 베드로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익사 직전까지 이르자 예수께 살려 달라고 빌어 구원받았다(박영식, <말씀의 등불 가해, 연중 제19주일>). 예수님은 물위를 걸어가신 기적의 뜻을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하여 죄와 죽음을 이기심으로써 실현하셨다. 우리도 예수님과 운명을 같이 하면 ‘물 위를 걸어가시는 예수님’을 닮아 죄와 죽음을 이기고 예수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

 

하느님은 이웃을 시켜 시련과 고통과 죽음의 위험에서 우리를 구원하신다. 예수님과 운명을 같이 하여 시련과 고통을 받거나 자신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것 같은 위기를 겪는 사람들 옆에서 동고동락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 생명을 베푸신다. 이 생명은 이웃에게 한결 같은 사람이 되고 한결같은 사람들을 우리 곁에 두는 데서 드러난다. 그러기 위해 자기의 이기적인 성향을 버리고 이웃의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인정하는 배려심을 키워야 하겠다. 이웃의 행복을 위해 시련의 어두운 굴속에 갇혔다가 해방되어 나온 사람이 내뿜는 향기는 감미롭다. 이웃 때문에 시련과 좌절과 고통을 겪을 때마다 이웃을 원망하지 말고 그것이 참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다른 사람의 아픈 모습을 보고 그냥 무조건 마음 아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냥 함께 기뻐하는 공감능력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 서로 공감하고 소통을 할 때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곧 사랑의 시작이다.

 

위대한 지각과 깊은 심정을 가진 사람에게 고통과 고뇌는 필연이다. 고통 속에 기쁨과 구원이 있고 사람은 사랑과 고통으로써만 변화될 수 있다(F. Bacon). 그러므로 영성체 때 그리스도께 이웃 때문에 사랑의 고통을 달라고 기도해야 하겠다.

 

 

잘 읽히는 책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053-382-1004).

-----, 말씀의 등불 2.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 말씀의 등불 3.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010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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