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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만이 영생을 누린다(연중 제20주일)
   2011/08/13  17:54

남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만이 영생을 누린다

(연중 제20주일)

 

마태오복음 15,21-28

 

 

 

신학자들은 사람이 겪는 모든 질병과 불행과 죽음은 아담이 모든 행복과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저버린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개인의 질병이 범죄의 결과라는 주장은 원칙적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사람이 앓는 병은 그가 지은 죄 때문이 아니라 남의 잘못 때문이기도 하다(욥기). 위장병이 과음이나 흡연이나 과식으로 야기되는 것처럼 어떤 고통은 개인이 죄를 지은 결과로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남의 잘못으로 병을 앓기도 한다.

 

2010년 9월 서울대 산학 협력단은 삼성 반도체 산업이 백혈병과 무관한지 조사한 결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의 화학물질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에서는 2011년 6월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 이숙영씨 등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산업재해를 신청한 삼성전자 노동자는 20명으로 늘었다. <반올림>에 직업병을 제보한 사람은 2011년 3월 기준으로 120명이 넘는다(‘한겨례 21,’ 이정훈 기자). 이처럼 가진 자들의 이기적 욕심 때문에 유해물질과 공해에 노출되어 불임, 암, 백혈병 들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나안 여자처럼 자기 딸을 치유해달라고 간청하는 사람들의 절규가 들려오고 있다.

 

가나안 여자는 유다인들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이 자기 딸을 치유하실 수 있다고 믿고 자기 딸을 고쳐달라고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마태 15,25-28). 그 여자는 유다인들의 우선권과 이를 위해 오신 예수님의 사명을 인정하면서 개도 주인, 즉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를 먹도록 허락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빵 부스러기는 유다인들이 누리고도 남는 구원을 상징한다. 예수님은 그 여자의 끈질긴 간청을 당신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보고 그 여자의 딸을 치유해 주셨다. 예수님의 기적은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어떠한 질병이나 죽음도 없는 하느님의 왕국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징이다.

 

꺼져가는 병자의 생명뿐만 아니라 이미 죽은 생명도 되살리시는 예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수호하라고 이르신다. 생명의 샘이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의 왕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함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을 창조하고 보호하고 육성하는 반면, 사랑을 거절하고 무관심한 사람은 생명을 파괴한다. 엄마가 아이를 손으로 쓰다듬을 때 활동하여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엄마의 손 피부에 있는 신경에서 나온다고 한다. 애정결핍 속에 자란 아이들에게 보상하는 방법이 사춘기에 그를 신체적으로 안아주고 애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반면, 그러지 않으면 아이들의 생명은 시들어버리고 만다. 또한 성을 내거나 욕을 하면 남의 생명뿐만 아니라 자기의 생명까지 경감시킨다. 성을 심하게 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나 협심증에 걸릴 가능성이 세 배나 높고 뇌졸중 발병 확률이 약 두 배나 높다. 현대인이 경험하는 질병의 90퍼센트가 스트레스와 분노와 관련돼 있음을 명심하자. 사람은 누구나 다 한 마디 말로 쉽게 상처를 입고 미워하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한 번 상처를 입힌 마음을 일곱 배로 싸매고 어루만져 주어야 그 상처가 아무는 법이다.

 

남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써야 자기도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플라톤). 남을 칭찬해야 자기도 칭찬받고 살맛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칭찬하자. 공적으로 칭찬하자. 구체적으로 칭찬하자.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자(도덕경). 대인관계를 훌륭하게 하려면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 기도, 명상, 사색으로 혼자 있어야 힘이 솟아난다. 묵상시간을 자주 가지면 우리의 뇌세포가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과 창의력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성도 계발되고 하느님의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하느님의 힘은 우리가 잘 하는 일 가운데서 드러난다.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자기 행동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세 가지 찾아내고, 왜 좋았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생각해보자. 단 몇 분의 사고로도 우리의 뇌는 활력을 가진다. 남의 장점들을 마음속에 새기면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나도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장점들을 배우게 된다. 이와 반대로, 남의 단점을 기억하고 그를 욕하면 오물을 내 입에 넣는 것과 같다. 사랑과 기쁨과 열정은 하느님의 생명을 이루는 요소이다. 그러므로 영생을 누리려면 날마다 사랑하고, 기뻐하고, 열정을 가지자. 열정은 전염된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로 들어가자.

 

 

잘 읽히는 책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053-382-1004).

------, 말씀의 등불 2.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 말씀의 등불 3.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010년. 판매처: 바오로딸, 대구 복현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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