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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정한 친구와 훌륭한 이웃이 되어야 구원받는다
   2012/02/24  16:49

진정한 친구와 훌륭한 이웃이 되어야 구원받는다

(연중 제7주일)

마르코복음 2,1-12

친구 네 사람이 지붕을 뚫고 중풍병자 친구를 예수님 발 앞으로 내려 보냈다. 이 병자는 네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세가 심각했다. 예수님은 이 친구들의 믿음을 보시고 이 믿음을 중풍병자의 믿음으로 여기셨다. 그들의 믿음이 그의 믿음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예수 메시아께서는 믿음을 나누는 형제자매들의 공동노력을 보고 한 마디 말씀으로 중풍병자를 고쳐주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셨다. 우리도 장애인이나 이웃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그들의 믿음을 대신할 수 있다.

 

진짜 친구는 언제 전화해도 허물이 없고 내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하소연을 할 수 있는 친구다. 친구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를 사랑해주고 내 슬픔을 등에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다. 이런 친구를 생각만 해도 나를 걱정하는 그의 마음을 잊을 수 없다. 망망대해에서 피곤할 때 친구는 내 옆에 있다. 친구는 나를 책망하고 어려울 때 내 짐을 대신 지고 가준다. 진정한 친구는 앞에 있지 않고 그늘 속에 숨어 있다. 친구란 내가 산꼭대기에 있을 때는 같이 노래하고 골짜기를 헤맬 때는 조용히 함께 걷는 사람이다. 참다운 벗은 좋을 때는 초대해야만 나타나고, 어려울 때에는 부르지 않아도 나타난다. 진짜 친구는 내가 비단 길을 걸을 때는 옆에 없지만 진흙탕을 걸을 때 내 옆에 와서 내 슬픔과 기쁨을 알고 내보다 더 슬퍼하고 더 기뻐한다. 이처럼 불행은 진정한 친구가 아닌 자를 가려준다.

 

진정한 친구는 몸은 둘이라도 마음은 하나이다. 친구는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요(아리스토텔레스)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자신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없는 이는 자신의 마음을 잡아먹는 사람이다”(F. 베이컨). 진짜 친구가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부요한 사람이다. 가장 훌륭한 만병통치약이 친구다. 친구는 인생최고의 투자요 제2의 재산이다. 충실한 친구는 하느님의 참 모습이다. 설사 친구가 꿀처럼 달다 해서 그것을 전부 빨아먹지 말라(탈무드).

 

“무엇인가를 길들이지 않고서는 그걸 정말로 알 수 없어. 사람들은 이젠 뭔가를 진정으로 알게 될 시간이 없어졌어. 그들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물건을 가게에서 살 뿐이거든. 그런데 친구를 파는 가게는 없으니까 이제 그들은 친구가 없는 거지.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친구와의 영원한 우정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고 서로 끊임없이 적응하고 타협하고 순종해야 얻을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우정이 맺어지게 된 정확한 순간을 우리는 말할 수 없다. 마치 한 방울 씩 물방울이 모여 큰 물동이를 채울 때처럼 넘쳐흐르게 하는 최후의 마지막 한 방울이 있다. 친절도 계속 베풀다 보면 그 중 하나가 마침내 마음을 넘쳐흐르게 만든다(J. 보스웰). “부드러운 말씨는 친구들을 많게 하고 우아한 말은 정중한 인사를 많이 받게 한다”(집회 6,5). 한 친구에게만 모든 정을 쏟아 버린다면, 열 사람의 친구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친구들에게 진실한 정을 주어야 한다.

 

“옛 친구를 버리지 마라. 새로 사귄 친구는 옛 친구만 못하다. 새 친구란 새 술과 같은 법. 오래되어야 제 맛이 난다”(집회 9,10). 묵은 나무가 불에 잘 타고 묵은 와인이 마시기 좋으며, 오랜 친구가 의지하기 좋고 오래된 작가의 작품이 읽기 좋다(F. 베이컨). 이성 사이의 사랑은 아침 그림자와 같아서 점점 작아지지만, 노인의 마음에 깃든 우정은 저녁 무렵에 지는 그림자와 같이 인생의 태양이 질 때까지 점점 커져간다(J. 베벨). 늙어서 한 분의 진정한 스승, 진정한 친구 열 명, 읽을 책 백 권이 있으면 그의 인생은 성공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교제하는 친구와 비슷하다(에우리피데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이나 인품은 그가 사귀는 친구를 보면 안다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유유상종하면서 살기 때문에 서로 인격형성에 영향을 준다. 자신을 알려면 친구를 바라보면 된다. 좋은 친구는 좋은 책과 같다. 책 속에서 삶의 지표와 의미를 찾듯이, 우리는 그것을 친구를 통해 얻는다. 흔히 친구란 내 잘못이나 단점도 눈감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은 친구라기보다 공범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나를 비판하지 않을 친구의 사랑에서 나를 지켜주소서”(T. 머턴). 우정을 보존하기 위한 최상의 노력은 친구를 칭찬 할 때는 널리 알도록 하고, 친구를 책망 할 때는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친구가 자기의 결점을 보여주도록 만들고 친구에게 자기 결점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자기의 생각을 전부 말해버리면 평생 적이 될 수 있다. 종교의 진정한 핵심은 당신을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도 친구가 되는 것이다(M.K. 간디). 비범한 사람은 적을 친구로, 평범한 사람은 친구를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친구 하나를 얻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잃는 데는 잠시이다.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명심보감).

 

친형제자매보다 친구들이, 친구들보다 이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한다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것만큼, 이웃에게 쓸모 있는 것만큼 행복해진다. 이웃을 하느님께 데려가서 하느님의 생명을 얻도록 애써야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생명을 누릴 수 있다. 이웃과 친구가 하느님을 믿고 따라 내세 신앙의 힘으로 실패와 좌절과 불의와 죽음의 공포를 이기고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는 것을 보면 성취와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웃이 서로 사랑의 힘을 실어주면 인간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많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용서할 힘을 받는다. 이처럼 이웃과 친구를 향해 열린 마음속에만 하느님이 구세주로 임하신다. 그러나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팔백 금으로 집을 사고, 천금으로 이웃을 산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2월 출간예정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말씀의 등불 2.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

------, 말씀의 등불 3.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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