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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과 어둠(연중 제3주일)
   2008/01/26  9:31

빛과 어둠(마태 4,12-17)


예수님은 이방인들의 갈릴래아에 오셔서

죽음의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며

구원의 빛을 비추기 시작하셨다(마태 4,12-17).

이는 죽음의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이 구원의 빛을 보리라는

이사야의 예언(이사 8,23-9,1)을 실현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죄와 죽음의 어둠을 밝히는 구원의 빛,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기 때문에 구원의 빛이시다.

예수님은 이기심에 사로잡혀 어둠 속을 헤매는

눈먼 이들의 눈을 뜨게 하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눈을 뜨게 하며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창조하신다.

우리가 지금 눈을 떠 빛을 눈 속으로 받아들여야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고,

몸 전체가 빛 속에서 살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눈을 감고 빛을 차단하면

아무것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어둠 속에 빠진다.

이처럼 빛이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지금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반면,

이 빛을 거절하는 이는 이기심의 어둠 속으로 빠지고 만다.

세상종말의 구원과 심판은

지금 여기서 실현되고 있음을 잊지 말자.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

구원의 빛을 비추고 계심을 인정하기 위해

이성의 힘에만 매달리지 말고

이성보다 더 높은 차원의 인식능력인 믿음에 의지해야 한다.

이성은 믿음을 위한 보조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성의 빛으로는 현세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지만

믿음의 빛으로는 죽은 뒤의 세계,

하느님의 세계까지 알 수 있다.

 

믿음의 눈을 뜨면

하느님의 기적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그분을 떠났기 때문에

그분이 일으키시는 기적을 보아도 뜻을 깨달을 수 없다.

일상사 가운데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분을 체험해보아야 한다.

믿음은 체험에 뿌리내린 것이고

순간적인 사건이 아니라

평생토록 이어지는 여정과 같기 때문이다.

믿음은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교회 박사 Bernard de Clairbeaux 성인).

하느님을 창조주와 구세주로 체험하는 사람은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고 감사드린다(로마 1,21).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형제자매를 위해

당신 생명을 바치셨듯,

우리도 이웃을 사랑하여 목숨을 바쳐야 빛의 자녀가 된다

 (요한 3,16-17).

우리는 부활할 때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빛날 것이다

 (다니 12,3).

빛이신 그리스도와 인격관계를 맺어 빛이 된다.

태양이 더러운 곳을 뚫고 지나가도

그 자신은 이전처럼 순수한 채로 남듯,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은

죄의 지배를 받지 않고

빛으로 남을 수 있다.

또한 이웃 안에 빛나는 점들을 찾아내고

그것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인정해주면

자기가 빛이 되고

이웃도 빛나게 할 수 있다.

 

                           참고도서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99-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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