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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는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줄 알기에 새 잎을 낸다(부활대축일)
   2009/04/10  8:54

나무는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줄 알기에 새 잎을 낸다.

 

마르코복음 16,1-8

 

 

주일 이른 새벽에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여자들은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나서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전해주었다.

또 그들에게

예수님이 다시 제자들을

갈릴래아에서 만나려 하신다는 것을

전하라고 일렀다.

예수님은 당신을 배신하여

도망간 제자들을 저버리지 않고

다시 갈릴래아로 불러

하느님 왕국의 복음을 선포할

일꾼으로 삼으려 하신다는 것이다(마르 16,1-8).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이 당신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죽음의 마수에서 구원하신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부활시켜

사랑이 증오를 압도하고,

은총이 인간의 사악함을 제압한다는 것을

증명하셨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을

가르치고

이 가르침을 실천하셨다.

원수를 용서하라고 가르치신

예수님(루카 6,27-31)은

원수를 용서하면서 돌아가셨다(루카 23,34).

사랑은 생명을 창조한다.

사랑과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은

당신과 사람들을 사랑하여

목숨을 바친 예수님의 주검 안에

부활 생명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은 자기의 영으로,

즉 영의 첫 열매인 사랑의 힘으로

그리스도를 부활시키셨던 것이다.

화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버릴 줄 알기에

새 꽃을 피게 하고,

나무는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줄 알기에

새 잎을 낸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을 보증한다.

세례성사를 받아

이기심이나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하느님을 삶의 중심으로 모시는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분과 함께 부활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을

최상의 가치로 삼고 사는 이들은

이미 영원을 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생명을 창조하기 때문에

사랑으로 가득 찬 사람은

이미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한

제자들의 증언을 받아들여

그분이 부활하셨음을 믿고 따른다.

또한 체포되신 예수님을

저버리고 도망갔던 제자들이

그분의 부활에 대한 체험을 고수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도

부활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베드로 사도는 65년경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어 달려 처형당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박해했던 바오로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뵘으로써

사도가 되고(1코린 15,8)

64∼67년 로마에서 네로 황제 치하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사도들의 이러한 기적적 삶의 변화가

주님의 부활을 증명한다.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은

우리를 통해

자유와 관용의 세계,

인간적 품위와 인격의 세계,

인권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세계,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

평화와 사랑의 세계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획기적인 사건이 없었다면,

인간은 실패작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분의 부활 덕분에

인류는 약육강식의 원칙에 따라

떼 지어 사는 무리가 아니라

죄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받고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는 존재가 되었다.

 

생명은 서로 사랑하는

인간관계 안에서 창조되고 육성된다.

좋은 인간관계가 장수의 비결이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를 외롭게 하고

내 삶을 괴롭게 만든다고 해서

그를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멀리하고 미워하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모든 삶과 활동의 원동력이다.

사람이 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내 존재가 이웃에게

성공과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도록

사랑의 눈물을 마다하지 않으면

화목한 가정과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사랑의 힘으로

고난과 죽음을 이기고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그분을 믿고 따르는 삶은

죽은 뒤의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생전에 이미 보상을 받는다.

 

“예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신간안내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판매처: 복현성당, 바오로딸,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