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오(주님의 승천 대축일)
   2009/05/22  17:25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오

 

마르코복음 16,15-20

 

단 하나뿐인 이 세계도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든가,

태양은 지구 위에 있다는 관점처럼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세계가 있다.

이러한 세계 말고

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지지 않고

지구가 해를 중심으로 돈다는

과학의 세계가 있다.

이 세계는 증명되고

정확한 수치로 계산되는 세계이다.

우리가 보고 측정하며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러한 세계 말고

제3의 세계가 있다.

이 셋째 세계는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파헤쳐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세계이다.

그것은 생명과 사랑과 관용의 세계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 없이는

살 수 없다.

이 하느님의 세계는

사랑과 정의와 자유의 세계,

고통과 죽음이 없는 세계,

참된 기쁨과 행복의 세계이다.

우리가 가야할 이러한 세계는

남을 위해 죽어야 살고,

지는 사람이 이기며,

자기를 낮추어야

아진다는

역설의 세계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시어

천국을 만드시기 전

인류가 놓여 있었던 상황은

절망이었다.

사람이 세상에서 겪는 고독,

불행과 죽음,

의인의 고통과 죄인들의 성공에 대해

이 우주는 벙어리같이

침묵만 지키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인간은 사랑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고

배신과 불의와 모순을 겪으며

불행하게 살다가

결국 병고 끝에 죽는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도

이러한 인간세계에 들어오시면

여느 인간처럼

고독과 불의와 좌절과

증오의 희생이 되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시며 승천하시어 

하느님의 왕국을 만드셨다(요한 14,2-3).

예수님의 승천은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는 존재라고 가르친다.

예수님은 죄와 죽음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서

죄와 죽음을 파괴하고

우리를 하느님의 세계로 데려가신다.

이제 인간은 우연히 이 세상에 와서

어떤 숙명이나 필연에 따라 살다

사라지고 마는 존재,

사랑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다가

결국 배신과 고독과 좌절 속에서

죽어야 하는 허무한 존재가

아님이 드러났다.

종교가 없다면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고,

사람이 아니라 늑대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은

우리의 고향이 이 지상과

부귀영화가 아니라

불행과 고통과 죽음이 없는,

사랑과 정의와 자유와 생명과 행복의 세계인

저 하늘임을 증명한다.

우리는 하느님이 계시는 곳으로

승천하기로 된 존재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목적은

하느님의 왕국으로

승천하기 위해서이다(필리 3,20).

 

승천하려면

예수님의 인품과 가르침에

길들여져야 한다.

‘길들이다’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천상시민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길들여져지기 위해

각자는 자신을 포기해야 한다.

그것을 손해보는 짓이나

약자의 짓으로 무시하는 사람은

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또 승천 대축일에 우리는

황금만능주의를 파괴하고

불신과 독선과 이기심이 지배하는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와 국제사회를

복음의 가르침대로

변화시켜야 하는 사명을 상기한다.

나 자신부터 바꾸자.

 

현세의 가치를 절대시하지 않고

승천할 준비를 하자.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이웃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밑거름이 될 결심을 새롭게 하자.

 

 

                 신간안내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마태오복음․루카복음․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판매처: 복현성당, 바오로딸,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