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부활은 이웃을 자기 삶의 전부로 여기는 사람에게(부활 제3주일)
   2012/04/20  15:23

부활은 이웃을 자기 삶의 전부로 여기는 사람에게

(부활 제3주일)

 

루카복음 24,35-48

 

예수님은 당신의 부활을 의심하는 제자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힌 당신의 손목과 발을 보이며 만져보라고 이르셨다(루카 24, 39). 당신이 살아계시는 분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신 것이 유령의 출현이나 착시현상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이 곧 부활하신 주님임을 강조하셨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십자가의 상흔이 새겨진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셨음에도 그분의 부활을 완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부활에 대한 믿음을 향해 일보 전진하여 기쁨을 체험했으나 아직 온전한 믿음에까지는 다다르지 못하고 부활을 어렴풋이 인정한 데서 그친 것 같다. 그들은 당신의 신비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24,44-46) 그분의 승천을 체험함으로써 부활신앙에 다다랐다(루카 24,52). 그들은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이 당신 아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시켜 의인의 부활에 대한 성경말씀을 실현하셨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라야 그분을 향해 마음을 열고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다를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그분을 떠났기 때문에 그분이 일으키시는 부활이라는 위대한 기적을 보아도 그 뜻을 깨달을 수 없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는 이유는 기적을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재물의 노예가 되어 그분의 말씀에 무디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생활에 집착한 나머지 날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지 않으면 내세에 대한 믿음과 부활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 못한다.

 

미국 인디언들의 금언에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반드시 미래에 그 일이 이루어진다는 금언이 있다. 이를 심리학자들은 자성예언(自省預言)이라 한다. “우리가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마침내 언젠가 우리 자신의 한 부분이 된다”(H. 켈러). 꿈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마침내 꿈을 닮아가고 이 꿈이 언젠가는 반드시 실현된다부부가 오랜 세월 함께 살며 서로 닮는다. 얼굴 분위기나 모습이 닮아 누구의 아내(남편)인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우리가 날마다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그분을 사랑하고 닮는다. 이에 대한 좋은 사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만찬 그림에서 삐에트로 반디네리가 예수님의 역에 발탁된 것이다. 그때 삐에트로는 밀라노에서 성가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음악을 더 공부하러 그 당시 환락의 도시 로마에 가서 살며 짧은 기간에 타락하고 말아 배신자 유다의 역에 발탁된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사람은 이웃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연다. 특히 죽은 이들의 부활을 모르고 현세가 영원한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내세가 있음을 깨닫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 한다. 내세를 믿는 사람은 탈북자들이나 전쟁터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애쓴다. 이 모든 바람은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 주소서라는 기도로 요약된다. 남의 불행을 강 건너 불을 구경하듯 바라보지만 않고 자기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듯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이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것이다. 늘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영생을 누린다. 이처럼 영생과 영원한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 찰 때 실현된다. 내 삶의 일부였던 사람이 내 삶의 전부가 될 때 사랑이라 한다. 사랑은 상대방의 행복이 너 자신의 행복에 필수조건이 되는 상태이다. 지금 어둠속을 해매거나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내 삶의 전부가 될 때 나는 이미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 모든 사람을 위한 관심과 배려와 노력만이 사랑의 영원성을 보존해준다. 내 존재가 상대방에게 성공과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리라는 희망을 계속 보존하면 반드시 이 희망이 실현되리라는 것을 자성예언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옥은 사랑하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이다. 사랑하여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도스토예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2년 4월 21-22일 효목, 박영식 야고보 신부>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 2.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 서간과 요한 묵시록의 핵심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4월 출간예정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2월 26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