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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교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사순 제1주일)
   2013/02/16  10:52

종교가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이유인가?

(사순 제1주일)

루카복음 4,1-13

양식, 건강과 장수, 부귀영화가 확보되면 걱정할 것이 없고 행복해질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것들은 인간이 평생토록 당하는 유혹의 표본이다. 예수님이 겪으신 세 가지 유혹도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현세생활에 필요한 은혜나 기적적인 도움에 집착하는 기도는 기복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기도 때문에 종교인들이 집단이기주의자로 타락하고 사회정화를 도모할 수 없으며 대중에게 저버림을 당한다.

 

 

음식, 건강과 장수, 부귀영화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서로 인정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기쁘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먹고, 오래 살고, 부귀영화를 다 누린들 살맛이 나지 않는 법이다. 비록 가난하고 배고프고 병고에 시달리는 보통 사람일지라도 사랑할 분이 있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의 인생은 성공작이다. 나의 빈 술잔을 채워주고 내 말을 다소곳이 들어주고 내 어깨에 힘을 실어주고 내가 불행해지면 즉시 달려와 슬픔을 나누어 가지고 내 눈물을 닦아줄 친구가 있으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죽을 때까지 할 일이 있고 읽어야 할 책이 많으면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사람이다. 이처럼 내 마음속과 내 둘레에 사랑이 불타오르고 이웃이 선량하고 인정이 많은 분들이라면 부러울 게 뭐가 있겠는가

 

 

죄 말고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신 예수께서는 3년 동안 복음을 선포하시는 동안 유다인들에게 당신의 메시아 권능으로 음식, 부귀영화, 기적적인 건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들어주는 유혹을 이겨내셨다. 굶주림을 해결하려는 유혹에 대해 사람이 음식만으로 살지 못하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확신하셨다. 2,0055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어린이들에게 부모에게 제일 많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는데, 용돈이나 물건이 아니라 너를 사랑한다는 부모의 말씀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내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해주는 말을 들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친절한 말은 짧고 하기도 쉽지만 그 메아리는 오래간다.” “작은 친절과 몇 마디 따뜻한 말이 지구를 행복하게 한다.”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세 번의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일본 속담). “가장 강력한 무기는 축복이다. 축복하는 이는 전쟁을 하지 않고도 이긴다.”(노자)

 

 

예수께서는 당신의 메시아 권능으로 부귀영화를 가져다 달라는 유다인들의 유혹에 대해 하느님만 섬겨야 한다고 여기셨다. 부귀영화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돈과 권력의 노예로 만들고 인격과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게 만드는 독소가 있다. “신체의 모든 부분은 마음에 의지하고, 마음은 지갑에 의지한다.”(탈무드) 돈과 권력을 성공의 잣대로 삼는 사람은 하느님을 무시하고 돈과 권력으로 못할 일이 없다고 여기는 유물론자가 되고 사람을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다. “돈이란 선한 사람에게는 선한 것을 가져다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악을 가져다준다.”(탈무드). “돈은 거름과 같다. 퍼뜨리지 않으면 악취만 풍긴다.” 우리가 돈과 권력에 집착하기 때문에 하느님이 우리의 삶을 결정해주지 못하시면 우리가 돈과 권력을 이용하지 못하고 돈과 권력이 우리를 이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다. 인간이 항상 추구해야 할 것은 인간이다.”(프쉬킨) 하느님은 우리를 돈의 감옥에서 해방하여 사랑과 진리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게 해주신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려면 재물을 버려야 하고, 재물에 집착하면 하느님과 사람을 버리지 않을 수 없다. 성공이나 돈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만 사람은 끝까지 내 곁에 있으면서 나를 행복하게 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보다 오히려 텔레비전에서 조장하는 소비풍조와 육욕을 부추기는 온갖 광고물 때문에 세속적인 가치관과 황금만능주의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이런 유혹들이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하느님의 말씀, 격언, 속담, 명언을 무시해버리기 일쑤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영원한 가치에 뿌리내린 우리의 가치관이 사라지고 물질만능주의에 안주한다. 우리 가정과 공동체와 사회도 물질만능주의와 무신론적 분위기가 확산되어 편이와 이기심에 안주하도록 끊임없이 유혹 받고 신앙의 위기를 겪게 된다. 내가 이기심에 사로잡히면 이웃의 이기주의를 용납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를 증오하고 싸우고 폭력을 휘두르고 짐승 같이 되고 마는 것이다. 예수님을 본받아 인간의 기본적인 유혹을 이기려면 모든 죄의 뿌리인 이기심을 죽이는 수밖에 없다. 이기심과 불평이 정신을 유혹하고 흐리게 하며 모든 불행의 화근이 된다. 과로로 죽는 사람도 있지만 이기심, 게으름, 방종 때문에 사랑이 없어 죽는 사람이 더 많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메시아 권능을 사용하여 목숨을 잃을 위기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음을 증명하라는 유다인들의 유혹을 이겨내셨다. 하느님을 시험하지 않고 그분을 온전히 신뢰하기로 하셨다. 자고 싶으면 자고 쉬고 싶으면 쉬고 애쓸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불행도 고생도 없고 죽을 위험도 없고 죽을 수도 없는 삶은 지상낙원이 아니라 생지옥일 따름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고 애를 태우고 상처를 입고 고생하는 삶이 있어야 사람이 될 수 있다. 인간사에서는 어둠 없는 빛이 없고, 죽음 없는 생명이 없다. 빛과 어둠을 함께 고려해야 인생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다. 빛만 있고 어둠이 없다거나 어둠만 있고 빛이 없는 인생은 없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인생을 살면서 어둠 속에 빛을 던지고 빛 속에서 어둠을 생각하는 사람이 생명과 의미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당신의 사랑이 머무르는 곳이 바로 당신의 종교다.”(소로우). “모든 종교의 궁극적 목표는 더 나은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더 많은 인내심과 연민, 그리고 훨씬 적은 이기심을 가진 인간을 말이다.”(달라이 라마). 종교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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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말씀의 등불(, , 다해)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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