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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모습: 사람을 반기는 낯빛이 따뜻하고 포근한 분(사순 제2주일)
   2013/02/24  8:41

나의 모습: 사람을 반기는 낯빛이 따뜻하고 포근한 분(사순 제2주일)

루카복음 9,28-36

내가 가진 빛이 아무리 보잘것없고 작다 하더라도 하느님이 사용하시면 많은 사람들과 먼 거리까지 비출 수 있다. 양초가 자기를 등대에 올려 배들이 항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뱃길을 밝히러 간다는 주인에게 말하였다. “내 불빛은 너무나도 약해 항구에 있는 배들조차도 볼 수가 없을걸요.” 주인이 대답했다. “불빛이 희미하게 빛나더라도 타오르기만 하게.” 양초 주인은 등대 위로 올라가서 작은 촛불로 등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바로 뒤에 있던 커다란 반사경에서 빛줄기가 쏟아져 나와 먼 바다까지 환하게 비추었다.

예수님은 오늘 제자들에게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다. 이 변모는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 ? 승천하여 아버지 오른쪽에 앉아 천상천하의 모든 존재를 다스리실 때 누리실 영광을 미리 제자들에게 잠깐 보여주신 모습이다. 예수께서는 변모를 통해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과 메시아로 믿고 따르기 위해 고난을 겪는 제자들의 삶이 하느님의 영광으로 장식된다는 것을 미리 맛보게 해주셨다. 예수님은 재림하실 때 모든 사람에게 당신을 영광의 주님으로 다시 드러내실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고난을 받으면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변모하여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행복의 극치를 누릴 것이다(至福直觀). 우리가 예수님을 닮아 부활하여 천국으로 가서 하느님과 예수님과 얼굴을 맞대는 순간 우리의 실존은 영원히 하느님의 영광으로 찬란히 빛날 것이다. 아처럼 예수님의 변모는 신앙생활의 목적이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여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임을 가르친다.

영광의 길은 십자가를 전제한다. 자나 깨나 예수님을 그리워하며 살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고 애쓴 결과 지금 우리는 부분적이고 불완전하게나마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에 참여하는 것 같다. 속에 빛이 있으면 밖은 스스로 빛나는 법이다”(A. Schweitzer). 내 내면에서 뿜어 나오는 생명의 빛이 내 얼굴에 서려 있다.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만큼, 남을 사랑하는 것만큼 내 얼굴에 예수님의 모습이 새겨진다. 예수님이 베로니카가 피땀이 흐르는 당신의 얼굴을 닦아준 그 수건에 당신의 얼굴을 새겨주셨듯, 사랑의 인고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 얼굴에도 당신의 얼굴을 그려주실 것이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 계시는 그리스도께서 내 마음속에 계시면 우리는 모든 시름과 고통을 이기고 행복해진다. 당신은 하루에 몇 번이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삶이나 하는 일이 보람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몰래 카메라를 이용하여 자기의 얼굴을 관찰해보면 자기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인지 드러난다. 기쁜 기분을 가지면 얼굴 표정도 기쁘고, 얼굴 표정이 밝으면 기분도 밝아진다. 기분 자체가 얼굴 표정을 따라간다(Kenneth Goode). 나의 얼굴은 내가 살아온 삶의 얼굴이다. 얼굴은 내가 누구이며 나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드러낸다. 얼굴은 속이지 않는다.

 

날마다 하느님과 이웃을 마음속에 품고 살면 내 얼굴이 행복한 얼굴이 되고 빛나는 모습으로 변한다.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웃사랑이다. 이웃은 나의 행복한 얼굴을 보고 자기도 행복해진다. 사람들을 반기는 낯빛을 보여주는 사람은 이웃의 어둡고 슬픈 마음을 밝게 비추어준다. 우리 각자가 비추는 빛이 아무리 보잘것없고 미약해도 어느 정도라도 오늘 영광스럽게 변모하신 예수님을 닮은 데가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작은 빛이다. 이 빛은 죽은 뒤의 삶이 있음을 비추어준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 있는 가느다란 촛불이다. 그러나 꾸준히 빛을 뿜어내기만 하면, 그 효과는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 이 빛을 끝까지 보존하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죽을 것이다. 그래야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영광스러운 모습이 되고 영원히 행복의 극치를 누리게 된다.

 

추한 얼굴도 자주 보면 참을 만해지는 게 인간의 간사한 속성이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비열하고 추악한 성격에도 익숙해져라.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져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Baltasar Gracian, 지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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