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외로울 때 내 이름 석 자를 기억하세요(부활 제4주일) |
2008/04/11 9:0 |
외로울 때
내 이름 석 자를 기억하세요
요한 복음 10,1-10
모든 사람이 자기 내면 깊은 곳에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저버림과 좌절과 실망과 고독을 씹으면서
완전한 것을 동경하는 그리움,
사랑과 우정과 의미를 추구하는 그리움에 사무친다.
인생이 복되고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리 바빠도 마음이 아픈 나를 기다리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만나면 진지한 깨달음을 주고받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채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곁에 있지 않아도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다는 것만으로
기쁨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 인생은 아름다운 선물이다.
예수님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그들의 구원을 위해 부활하신 착한 목자이다.
우리를 양 우리인 하느님의 왕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해주시는 목자이다.
이 우리 속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예수님을 닮는 사람,
이웃의 건강을 위해 술잔을 대신 비워주는 사람,
기뻐하는 이웃을 보고 그보다 더 크게 웃어주는 사람,
이웃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다.
그러나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양 우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고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 남을 이용하는 사람,
사리사욕과 독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울리는 사람,
하느님과 이웃이 자기를 위해 있다고 여기는 사람,
하느님과 이웃을 슬프게 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되면
자기 인생뿐만 아니라 이웃의 인생도
쓸쓸한 사막과 실패와 좌절의 수렁으로 만들고 만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날마다 당신을 본받아
사랑과 진리를 위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도록
우리를 양 우리 속으로 불러들이신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낱낱이 양들의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안아주고
나의 성공과 행복을 기원하고
험악한 세파에 지친 심신을 쉬게 해주신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재현되는 미사에
성심성의껏 참여하면
물욕과 온갖 욕망에서 자유로워지고
영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기심과 물욕에 사로잡히면
우리 마음은 잠들어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힘을 잃어버린다.
성공이나 돈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만
하느님과 이웃은 끝까지 내 곁에 계시며
나를 행복하게 하심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시는 예수님,
설령 우리가 변해도 당신만은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는 예수님은
세례 때 우리에게 새 이름을 주고
이 이름값을 다해야
하느님의 왕국을 체험할 수 있다고 이르셨다.
우리의 이름은 예수님의 이름처럼
남들이 부를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름,
부르면 더 보고 싶은 이름,
부르면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복된 이름이어야 하겠다.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만들고 주는 것이다."
자기 영혼을 기도 속에다 함빡 적신 사람은
불행을 행복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참고도서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210-215쪽
같은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6월 출간예정 ‘부활 제4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