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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내면에서 뿜어나오는 생명의 빛(대림 제3주일)
   2008/12/12  8:42

“나의 내면에서 뿜어나오는 생명의 빛”

 

요한복음 1,6-8.19-28

 

 

하느님은

성 마리아의 연약한 몸에서 태어나시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식민지인

작은 왕국 이스라엘을 조국으로 삼으셨다.

하느님은 정치ㆍ종교 지도자들의

독선과 부정부패와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세상,

혼란스러운 정치상황,

오해와 편견과

얽히고설킨 이해타산이 난무하는 세상,

집단이기주의와 약육강식의 세계,

이처럼 죽음의 깜깜한 밤 안으로 들어오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이 모든 어둠에서 구원하려고

당신 목숨을 바치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구원의 빛으로 임하신다.

이 빛은 죽음과 파멸의 세계인 어둠 속을 비추어

생명과 구원을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뜻한다.

사랑으로 가득 찬 그분의 인격에서

생명의 빛이 솟아오른다.

 

그리스도의 빛은

이기심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을 비추어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고,

증오와 불의의 세계에 사랑을 심으며,

이웃의 어려움이나

슬픔과 기쁨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빛은 저승의 어둠까지 비춘다.

 

예수 메시아께서

이 세상의 유일한 구원의 빛이시라고

증언한 세례자 요한을 본받아

우리도 이 빛을 증언해야 하겠다.

우리는 세례 때

그리스도의 빛을 상징하는 촛불을 받았다.

우리의 삶은 이 빛을 비추는 것이다.

내가 가진 빛이 아무리 보잘것없고 작다하더라도

하느님이 사용하시면

많은 사람들과 먼 거리까지 비출 수 있다.

 

양초가 자기를 등대에 올려

배들이 항구로 돌아 올 수 있도록

뱃길을 밝히려 간다는 주인에게 말하기를,

“내 불빛은 너무나도 약해

  항구에 있는 배들조차도

  볼 수가 없을 걸요.”

 

주인이 대답하기를,

“네 불빛이 의미하게 빛나더라도

  타오르기만 하게.”

 

그들은 등대 위로 올라가서

작은 촛불로 등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바로 뒤에 있던 커다란 반사경에서

빛줄기가 쏟아져 나와

먼 바다까지 환하게 비추었다.

 

이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 있는

가느다란 촛불이다.

그러나 꾸준히 빛을 뿜어내기만 하면,

그 효과는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

기도와 영적 독서와 평일 미사참례와

여러 가지 신심활동으로

큰 빛이신 예수 메시아와

인격관계를 맺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빛에 참여하여 빛의 역할을 한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H. Keller).

 

“속에 빛이 있으면

  밖은 저절로 빛나는 법이다”(A. Schweitzer).

 

선행, 가정의 화목을 위한 인내,

하고 싶은 말이라도 다시 생각해보고 하는 것,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희생,

이웃에 대한 노여움을 내색하지 않는 것,

자기를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망을 죽이기,

인정받기보다 먼저 인정하는 자세,

남을 탓하기보다 자기를 먼저 탓하는

겸손을 통해

빛의 구실을 할 수 있다.

또한 이웃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별것 아닐지라도 빛나는 장점이라고

인정해주고 힘을 실어주는 말 한 마디와

따뜻한 미소 한 번도

이웃의 평생을 빛나게 해주는 위력이 있다.

 

“너는 어디에서든지 잘 어울려.

  너는 내 마음에 들어.

  너는 다 잘 할거야”

 

하는 친구의 말이 평생을 간다.

 

아무리 추한 것이라도

강한 빛을 비추어서

아름답게 되지 않는 것은 없다.

태양은 더러운 곳을 뚫고 지나가도

그 자신은 이전처럼 순수한 채로 남는다

(F. Bacon).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