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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무신론자이다(연중 제28주일 다해)
   2007/10/11  11:26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무신론자이다(루카복음 17,11-19)

 

성경에서 말하는 나병에는

나균에 의한 감염성 질병뿐만 아니라

모든 악성 피부병이 포함된다(레위 14장).

나병환자는 천벌을 받은 산송장으로 간주되고

격리 수용되었다(민수 12, 12).

나병에서 치유되는 사람은 죽었다가 소생하고(2열왕 5,7),

하느님과 인격관계를 맺으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사람으로 여겨졌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은 나병환자 열 명의 육체적 질병만을 고치지 않고

나병으로 말미암아 단절된

하느님과 가족들, 친구들, 시민들과 관계를 맺도록

은혜를 베풀려 하셨다.

온전한 인간성을 만들어 주려 하신 것이다.

 

그런데 나병환자 열 명 중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자기를 깨끗하게 하신 데 대해

감사드리기 위해 돌아왔다.

그는 믿음의 눈을 떠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들어 모셨다.

참된 믿음은 감사행위를 통해 성립된다.

 

예수님은 육체의 질병을 고쳐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은혜에 대해 고마워하고

이러한 마음을 이웃에게 베풀어

하느님과 인격관계를 맺도록 하신다.

이는 전인적인 차원의 건강이요 구원이다.

 

나머지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병든 육체를 치유받았는데도

하느님과 예수님께 감사드릴 생각도 하지 않고

떠나간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믿음의 눈을 뜨지 못하고

육체적인 치유에만 집착했기 때문에

하느님과 인격관계를 맺는 것을 거절하고

온전한 인간성을 회복할 기회를 포기했다.

 

온전한 인간성을 회복한 사람은

하느님과 인격관계를 맺는다.

하느님을 자기 욕망충족을 위한 도구로 삼지 않고,

하느님의 뜻이 아무리 가혹하다 하더라도

기꺼이 따르고 고마워하는 사람이다.

 

“나는 나의 역경에 대해서 하느님께 감사한다.

  왜냐하면 나는 역경 때문에 나 자신, 나의 일,

  그리고 나의 하느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

 

고해성사로 죄를 용서받거나

그 밖의 다른 은혜를 받았을 때

불우한 이웃에게 선을 베풀어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사람이 되자.

감사해야 할 사람은 감사할 줄 모르고,

감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사람은 감사하다고 말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인생을 아름답게 한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은 신앙고백이고,

그 반대는 무신론이다(로마 1,21).

 

인간은 상호관계로 묶어지는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다.

이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생텍쥐페리).

가족관계를 비롯해서 모든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투자하고 정성을 쏟아야 보존된다.

 

“아낌없이 주어라.

  그것이 친구를 얻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다”

  (키케로).

 

사람은 다 누군가의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이 힘을 실어줘서 내가 살고,

나도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기 때문에 그들도 살 수 있다.

어떠한 이유로든 막말을 하지 않고

관계를 보존하는 사람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고맙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남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느님께도 감사할 줄 안다. 

 

              참고도서

박영식, <루가 복음 해설 5. 루가 16,1-21,38. 새 본문 번역해설.

성경의 세계 신약 8> 성바오로 20057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