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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부활 제5주일)
   2010/04/30  17:31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

 

 

요한복음 13,31-35

 

 

사랑은 모험이다.

이웃이 나의 사랑을 거절하거나

남용할지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희생당할 것을 무릅쓰고

자신을 상대방에게 바치는 모험을 한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줄 때

사랑의 상처를 입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기심이나 자기중심주의를

희생하는 고통을 겪어야

비로소 사랑할 수 있다.

사랑 없이 못 사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

예수님도 사랑의 모험을 감행하여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다.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사랑이 고통을 통해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 있음을 증명해주셨다.

 

이웃이 주는 고통을

처절하게 맛본 사람은

몸과 마음이 위축되어

사랑을 포기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이기심을 죽이고

자기 실존을 타인에게 바친 사람이기 때문에

러한 유혹을 쉽게 이겨낸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나와 너 사이를 갈라놓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서로 일치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을 갖춘 사람만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랑을 하는 것은 즐겁지만

사랑을 받는 것은 즐겁지 않다(아리스토텔레스)고

하는 것이리라.

이처럼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하면

모든 사람을,

세계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돌 하나,

풀 한 포기도 사랑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함으로써

  세상을 사랑한다”(E. Fromm).

 

진정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쓰라린 고통을 겪을 때에도 사랑한다.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을 많이 받을수록

그분을 향한 사랑은 계속 자라난다.

바오로 사도(로마 8,35-39)나

소화 데레사 성인처럼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쓰디쓴 고통을 겪을 때에도

그분을 더욱더 사랑한다.

이처럼 성인들은 평생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배웠던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자기희생에는

슬픔뿐만 아니라 희망도 내포되어 있다.

사랑은 생기를 북돋아주며

행복과 희망에 가득 차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랑의 씨앗을 심는 사람은

슬픔과 고통을 거름으로

사랑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 행복이 달려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영원히 행복해지라고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당신의 사랑을

본받으라고 명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남이 내가 베푸는 사랑을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나는 어떤 경우에라도

그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더욱더 많이 베풀려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이 사랑을 실천해야 영원히 살 수 있다.

예수님의 사랑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이다. 

오늘은 영원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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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