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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주님공현 대축일)
   2011/01/02  18:58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마태오복음 2,1-12. )

 

 

동방의 세 박사는 유다인들과는 달리 성경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다(마태 2,1-12). 세 박사는 하느님이 죄와 죽음으로 일관되는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보내주시리라는 희망을 함께 사는 유다인들에게 배웠던 것 같다. 박사들은 이 희망에 이끌려 베들레헴까지 먼 길을 와서 예수 메시아를 뵙고 조배할 수 있었다. 그들은 본능을 충족하거나 신체적, 심리적인 위협에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사회적 욕구를 채우거나 사람들의 인정이나 존경을 받으려고 메시아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완성에 대한 희망을 실현하려고 베들레헴까지 왔던 것이다. 하느님의 피조물인 사람의 자아실현은 메시아를 만나 하느님과 하나 되는 데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시어 자아실현과 영생에 대한 동방 박사들의 희망을 온전히 이루어주시는 메시아이다.

우리도 박사들처럼 현세의 안정과 안락한 삶과 부귀영화를 얻으려고 하지 않고 끊임없이 메시아를 만나 자기의 존재이유를 실현하여 영생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고 순례의 길을 가는 나그네이다. 이러한 희망의 원천은 오로지 하느님뿐이다. 인간은 희망을 만들어낼 수 없다. 희망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영생과 영원한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하느님만이 불가능한 것을 이뤄주실 수 있는 분임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희망을 전하는 사자가 된다. 그러나 모든 희망을 하느님께 두지 않고 인간이나 피조물에 희망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토마스 아 켐피스).

자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의 희망이요 꿈이다. 내 이름 석 자가 희망을 주는 토대가 되려면 남에게 존경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혼자 고독하게 있으면서 자신을 갈고 닦아 자아를 실현하고 하느님을 닮으려고 애써야 한다.

병자가 치유되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대수술의 고통을 마다하지 않듯이, 희망은 명약 중의 명약이요 가장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다. 희망을 포기하면 약도 의사도 쓸데없고 바로 죽음의 길로 치닫는다. 영생이 있음을 믿는 사람은 현세가 영생을 얻기 위한 준비기간일 뿐이라고 여기고 영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희망은 일상의 시간이 영원한 것과 속삭이는 대화이다”(R.M. 릴케). 희망하는 사람은 이미 영원 속에서 산다.

예수님은 절망적인 죽음 속에 부활 생명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믿고 참혹한 죽음을 당하셨다. 절망에도 희망이 내포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신다. 나라가 망해도 내가 망하지 않으면 나라도 희망이 있는 법이다. 불행 속에서 행운을, 갈등 속에서 화해를,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요 승리자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증오를 사랑으로 신속히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지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요 최상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다. “희망에 사는 이는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

내 욕망을 위해 이웃을 묶어두지 말고 그를 자유롭게 하고 생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희망을 전해주는 사도가 된다. 그는 봄에 피는 꽃처럼 희망을 품게 한다. 폐허나 오막살이 집일지라도 희망이 있으면 싱그러운 향기를 풍긴다. 또한 희망을 심는 사람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아무런 자본이 없이도 지을 수 있는 미소로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삶의 의욕을 심어 줄 수 있다. 희망은 땅 속에 매장되어 죽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새싹을 내고 생명의 꽃을 피운다.

“위대한 희망이 가라앉는 것은 해가 지는 것과 같다. 인생의 빛이 사라진 것이다”(H.W. 롱펠로우). 그러나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E. 헤밍웨이).

 

 

 

 

신간서적

 

박영식,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