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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세를 믿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 (주님세례축일)
   2011/01/07  10:53

내세를 믿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

                 (마태 3,13-17)

 

하느님이 예수님의 세례를 통해 하늘 문을 여시기 전 인류가 처해 있었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인간은 우연히 이 세상에 와서 어떤 숙명이나 필연에 따라 살다 사라지고 마는 존재, 사랑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다가 결국 배신과 고독과 좌절 속에서 죽어야 하는 허무한 존재였다. 사람이 세상에서 겪는 고독, 불행과 죽음, 의인의 고통과 죄인들의 성공에 대해 이 우주는 벙어리같이 침묵만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 죽으면 만사가 다 허사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내세가 없다면 현세의 삶은 부조리, 불공평, 불만의 연속이요 식물인간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암담한 상황에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나자렛에서 약 30년 동안 무명인사로 숨어 계시다가 처음으로 이스라엘 대중 앞으로 나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예수님은 죄를 짓고 죽어야 하는 사람들 중 하나로 자처하여 세례를 받으셨다. 그때 하느님은 예수님을 위해 굳게 닫혀 있던 하늘 문을 열고 성령을 베풀어 인류와 대화하기 시작하셨다. “그때 예수님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은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6-17). 이제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당신 품속으로 데려가려고 성령의 힘으로 우리 가운데 와계신다. 이처럼 예수님의 세례는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열린 존재요 하느님의 품속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되어 있는 존재임을 가르친다. 이러한 내세믿음은 예수님이 비천하게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것이다. 내세믿음은 예수님이 이 세상의 모든 길이 다 끊어진 것 같은 우리의 인생행로를 함께 가며 우리와 동고동락하고 생사를 같이하기로 하여 만들어주신 선물이다. 내세는 불의와 고통과 불행과 죽음이 없는 완전한 사랑과 정의와 자유와 생명과 행복의 세계요 하느님의 왕국이다. 하느님의 왕국에 들어가려면 하늘 문을 여신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날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우리 마음속에 불타올라 하느님의 왕국을 체험할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의 사랑이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어도 반드시 엄청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은 이래 이미 하느님의 품속에서 살기 시작했다. 죽은 뒤에는 온전히 하느님과 하나 되어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서 살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이미 천상의 시민답게 살아야 한다(필리 3,20).

예수님이 독선과 불의와 폭력과 인권유린이 판을 치는 이 세상을 다스리실 수 있도록 내세믿음을 증언하자. 교회가 이 세상 사람들을 하느님의 품속으로 안내하는 곳임을 증언하자.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이웃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밑거름이 될 결심을 새롭게 하자. 힘껏 베풀고 무조건 용서하고 매순간 열정을 다하자. 오늘이 내 인생의 최초의 날이요 최후의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잘 살아 보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세는 내세를 위한 준비기간일 따름이다. 우리의 고향은 하늘이다. 예수님의 세례로 하늘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신간서적

 

박영식,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