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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이름을 불러주소서(부활 제4주일)
   2011/05/15  9:7

우리 이름을 불러주소서

 

요한복음 10,11-18

 

예수님은 복음을 선포하는

당신의 직무를 양떼를 치는 목자에,

당신의 복음을 배척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에게서 떼어놓는

바리사이들을

도둑에 비유하셨다(요한 10,1-10).

 

목자가 여러 목자들의 양떼가 섞여 있는

양 우리에 들어가서

낱낱이 양들의 이름을 부르면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가 인도하는 초원으로 따라나선다.

이는 그리스도와 그분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서로 신뢰하고

그들이 그분께 속한다는 뜻이다.

그분은 하느님의 생명을 누리도록

그들을 불러내신다.

그들은 그분의 복음을 믿고 따르며

그분께 마음을 바쳐(요한 9,33-38)

이 생명을 나누어 가진다.

 

이와 반대로,

도둑은 몰래 양 우리를 뚫고 들어가서

양들을 훔치기 때문에

양들은 그를 피해 달아날 뿐,

결코 그를 따라가지 않는다.

도둑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참된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유다인 원수들을 가리키거나

정통교회를 저버리도록

부추기는 이단자들이나

거짓 선생들을 암시하는 것 같다(1요한 2,18-22). 

원수들은 믿음의 눈을 뜨지 않았기 때문에

목자와 도둑과 양들의 비유를

수수께끼처럼 알아듣지 못한다.

 

아버지가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부성애와 부권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아기는 이름을 받아

가족과 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기가 누구인지 파악한다. 

이와 비슷하게,

그리스도께서 세례 때 우리에게

이름을 지어주어

우리를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고

당신 소유로 만드셨다.

 

“내가 너의 이름을 아무개라고 부른다.

 너는 내 것이다.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하도록

  나는 너를 지키고 있다.”

 

이 말씀은 우리가 행복할 때나

기쁠 때뿐만 아니라

역경에서 허덕일 때에도,

죽음의 기로에서도,

죽은 뒤에도 유효하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그들의 구원을 위해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날마다

당신 소유물인 우리를

영적으로 강탈하고 죽이는 원수들의 손,

즉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심과,

인격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풍조와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기 위해

복음을 믿고 따르라고

우리의 이름을 부르신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죄스러운 이 세상에서 불러내어

거룩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다(요한 17,6).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실 정도로

우리의 이름은 고귀하다.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의 이름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힘이 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 이름을 불러달라고 기도하자.

 

“주여

 저에게

 이름을 주옵소서.

 당신의 부르심을 입어

 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주여

 주여

 주여

 태어나기 전의

 이 혼돈과 어둠의 세계에서

 새로운 탄생의

 빛을 보게 하시고

 진실로 혼매한 심령에

 눈동자를 베풀어 주십시오.

 ‘나’라는

 이 완고한 돌문을

 열리게 하옵시고

 당신 음성이

 불길이 되어

 저를 태워 주십시오.

 그리하여

 바람과 동굴의

 저의 입에

 신앙의 신선한

 열매를 물리게 하옵시고

 당신의

 부르심을 입어

 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주여

 간절한

 새벽의 기도를 들으시고

 저에게 이름을 주옵소서.”

(박목월, ‘부활절 아침의 기도’).

 

잘 읽히는 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가톨릭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