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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은 자기와 싸워 이기는 데 있다 (김대건 신부님과 다른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2011/07/01  19:41

 

행복은 자기와 싸워 이기는 데 있다

 

(김대건 신부님과 다른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마태오복음 10, 17-22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1846년 선교사의 입국과 비밀 항로 개설을 위해 백령도 부근을 답사하다가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었다. 그 해 38차례나 신문을 하고 어전회의도 두 번이나 있었다. 그 동안 그는 갖은 회유와 고문을 받았다. 정부 관리들까지도 김대건 신부의 깊은 학식과 해박한 세계지식에 놀랐다. 그는 옥중에서 관리들의 요청에 따라 영어로 된 세계지도를 번역하여 예쁘게 채색된 세계지도 두 장을 그려 올렸다. 간단한 세계 지리서를 꾸며주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학식과 덕망이 너무 아까워 배교만 하면 외교관으로 등용하겠다고 제의했으나 그는 이 제의를 거절했다. 1846년 9월 16일 사학(邪學)의 괴수라는 죄목으로 한강 백사장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을 받았다. 처형되기 직전 이렇게 외치셨다. “여러분, 나의 말을 들으시오! 내가 외국 사람과 교제한 것은 오로지 우리 교를 위하고 우리 천주님을 위함이었으며, 이제 죽는 것도 천주님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 앞에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려 합니다. 여러분도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천주교를 믿으시오.”

 

성 김대건의 가정은 예수님을 믿고 따랐기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까지 인내하며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약속하셨다. 성 김대건은 예수께 대한 믿음 때문에 증조부와 조부와 아버지를 본받아 순교의 영광을 얻고 하느님의 품속에 안겨 영원히 기쁨의 극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분들의 가정은 구원의 요람이다.

 

 

1797년 16살인 이순이 루갈다와 19살인 유중철 요한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 이듬해 루갈다는 초남에 있는 남편의 집으로 가서 그와 함께 동정서원을 했다. 루갈다는 그 동안 10여 차례 유혹을 받았다고 그녀의 첫 번째 옥중 서한에서 기록했다. 1801년 시아버지 유항검 아우구스티누스 일행은 전주로 압송되고 그의 재산은 몰수되며 모든 가족들이 체포되었다. 루갈다는 수급청에 갇혔다가 장관청으로 이송되어 시어머니, 시숙모, 시동생 유문석, 유항검의 형인 유익검의 아들 유중성을 만났다. 10월 9일 유중철은 동생과 함께 참수되었다. 10월 13일 나머지 식구들, 특히 부녀자들은 관비로 판결받았다. 관비는 노예가 되고 남자들의 성노리개가 되는 것이었다. 하느님 때문에 동정을 서원한 루갈다가 창녀와 같은 생활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루갈다가 100여 리를 갔을 때 포졸들이 급히 달려와서 그와 몇몇 식구들을 감옥으로 데리고 가서 배교를 강요했다. 루갈다는 굽히지 않고 순교하는 영광을 얻었다. 달레(C. Dallet)의 한국교회사에서 망나니가 이순이의 옷을 벗기려 하자 그를 물리치고 스스로 웃옷을 벗어 손을 묶지 못하게 하고 맨 먼저 머리를 칼 밑에 놓았다고 기록했다. 그의 나이 20살이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최양업 토마 신부의 어머니 이 성례 마리아 순교자는 당고개로 불리는 가파른 언덕(‘당고개 성지’)에서 1839년 섣달 다른 아홉 신자와 함께 참수당했다. 맏아들을 마카오로 유학 보낸 죄로 다섯 아들과 함께 감옥에 갇혀 하루 주먹밥 한 덩이로 연명해야 했다. 결국 세 살인 막내는 엄마의 마른 젖을 빨다 젖을 문 채 죽어갔다. 실성하리만큼 기진한 어머니는 나머지 네 아들을 굶겨 죽이지 않기 위해 배교를 하고 옥에서 풀려 나왔다. 모성이 우선이냐? 믿음이 우선이냐? 이 처절한 기로에서 번민하다가 모성을 택하고 말았던 것이다. 같이 순교의 은혜를 받자고 하던 남편 최경환 프란치스코가 이미 순교하여 하느님의 왕국에서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서 자기가 배교한 것을 통절히 뉘우쳤다. 결국 이성례 마리아는 맏아들 때문에 교우들이 갇혀 있는 감옥으로 다시 끌려가서 당고개 성지에서 참수당했다. 드디어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버린 것이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출세보다 믿음을 더 중요하게 여겨 순교했다. 남편과 동정부부로 산 이 루갈다 성인은 관기로 팔려갈 뻔했다가 아슬아슬하게 구출되어 순교의 영광을 받았다. 이성례 마리아는 믿음보다 모성과 가족을 더 중요하게 여겼으나 결국에는 순교의 은혜를 받았다. 우리는 부모와 자녀들과 친척들과 친구들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목숨을 바쳐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려고 세례성사를 받았다. 이러한 삶이 순교의 본질이다.

 

우리 자신이 가장 끈질기고 무서운 적이다. 성인들은 자기와 싸워 승리한 분들이다. 우리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자기를 버려야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과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성인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 이는 현세에서 행복해지고 죽은 뒤에는 영원히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그러나 현세의 번영과 성공에 탐닉하는 사람은 내세신앙을 잃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자기를 버리지 않고 자기 존재의 이유와 의미를 실현하지도 못하며 영생도 얻을 수 없다. 자신과 현세에 집착하기 때문에 영원히 지속하는 진, 선, 미, 사랑을 저버리기 때문이다.

 

 

나의 인간됨은 지금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우리가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마침내 언젠가 우리 자신의 한 부분이 된다”(Helen Keller). 또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좋은 점을 가지고 싫어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좋지 않은 점들을 가지고 있다(2011년 7월 3일).

 

 

 

잘 읽히는 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판매처: 대구 복현성당, ☎ 053-382-1004

 

-----, <말씀의 등불 2. 주일 복음 묵상 ?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판매처: 대구 복현성당, ☎ 053-382-1004

 

------,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010년

 

판매처: 대구 복현성당, ☎ 053-38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