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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위일체 대축일
   2011/06/18  17:50

삼위일체 대축일

 

요한복음 3,16-18

 

삼위일체 교리는 한 분이시고 동일하시며 영원으로부터 존재하시는 하느님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아버지, 아들, 성령이라는 실제로 세 가지 다른 존재양식으로 자기 자신을 내어주신다는 뜻이다. 하느님이 자신을 내어주시는 세 가지 양상은 엄정하게, 실제로 구별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아버지와 아들과 영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세 가지 존재양식은 유일한 본질을 가지신 하느님 자신의 내어주심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원의 역사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말씀’ 혹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또한 하느님이 사랑, 거룩함, 평화를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부어주실 때, 우리는 이 하느님을 ‘성령’이라 부른다. 하느님이 아들과 성령으로 우리 가운데 임하시어 자기를 신비스러운 존재로 내어주실 때, 우리는 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른다(박영식,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5. 169쪽).

 

‘삼위일체’라는 표현에서 ‘위’(位)라는 말은 고대교회에서 하느님이 ‘자립존재’이심을 서술하기 위해 사용된 말이다. 자아의식이 사람의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여기는 근대의 용어인 ‘인격’과 위의 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인격이라는 말로는 하느님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세 인격으로 구성되신 분, 즉 세 가지 자유의지, 자기를 타인들과 구별하는 특성인 세 가지 자아의식을 가진 분, 세 분 하느님이라고 간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박영식, 위의 책, 170쪽).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으로 흘러넘쳐 당신을 선물로 내어주시는 분, 곧 만물의 창조주이시다. 사랑은 무에서 유를, 죽음에서 생명을 창조한다. 이처럼 모든 피조물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에서 나왔다. 이 사랑의 힘으로 존재하며, 이 사랑 속에 흡수되는 것이 피조물의 존재 목적이다. 물질세계도 어떤 필연에 따라 존재하지 않고 하느님의 섭리와 주권에 따라 창조되어 그분과의 일치 속에서 제 존재 이유를 실현한다(시편 98,7-9).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에서 생명을 받은 우리는 그분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알고 이 목적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또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품속을 하느님의 왕국이라 한다. 이 왕국은 병고와 고통과 불행과 죄와 죽음이 정복되고 영원히 하느님과 하나 되어 행복의 극치 속에 사는 곳이다(至福直觀).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한 평생 사는 목적은 하느님의 사랑과 부요함에 참여할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뜻에서 날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름을 칭송하는 성호경을 바친다.

 

성호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만 참된 하느님이심을 믿고 따른다는 것을 고백하는 기도이다. 영원으로부터 서로 끊임없는 사랑의 대화를 하고 계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생활양식은 이타적 생활양식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활양식을 본받아 그분과 이웃과 끊임없는 대화관계를 유지하고 사랑으로 흘러넘치는 풍요로운 인격을 갖출 수 있도록 날마다 성호경을 기도한다.

 

 

잘 읽히는 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가톨릭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