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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순간 사랑할 힘을 주시는 성령(성령강림대축일)
   2011/06/10  19:37

매순간 사랑할 힘을 주시는 성령

(성령강림 대축일)

 

요한복음 20,19-23

 

예수님은 부활절 주일 저녁에 그들에게 나타나서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하고 영을 베풀고 그들을 세상에 파견하셨다. ‘영’이라는 그리스말의 어원은 공기, 숨, 바람을 뜻한다(요한 3,8). 공기(산소)가 사람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서 심장을 움직이고 피를 정화시켜 생명을 만들듯, 하느님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베푸신다. 부활하신 예수님도 당신의 숨인 영을 제자들에게 불어넣어 부활생명을 베푸신다. 숨은 곧 생명이다. 숨이 사라지면 생명도 사라진다. 죽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듯,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숨인 영을 쉼 없이 들이마셔야 영생을 누릴 수 있다. 숨을 멈춘 사람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인공호흡을 하듯, 예수님의 숨은 우리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부활생명을 창조한다.

영은 예수님의 죽음의 열매요 죽음에서 비롯된 힘이다. 이는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나옴으로써 그분이 영을 베푸시는 분이 되신 데서 비롯된 선물이다(요한 19,34). 요한 복음사가는 그것을 상징적인 뜻으로, 예외적이고 특별한 표징으로 묘사했다. 물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그리스도의 죽음에 힘입어 생명을 창조하는 성령을 상징한다(요한 7,37-39를 보자). 십자가 위에서 성령을 베풀고 싶다는 뜻으로 “목마르다”(요한 19,28) 하고 외치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성령이 나왔다. 예수님이 성령세례를 베푸신다는 뜻이다(요한 1,33).

 

세례 때 성령을 받은 우리는 성령의 첫 열매인 사랑을 지킨다. 예수님 시대 유다인들처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명한 성경(신명 6,4-9)을 날마다 아침과 저녁에 읽고 마음속에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게 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 나의 생각, 감성, 의지, 신체적이고 심적 능력, 목숨을 다 바쳐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하느님을 사랑하는 뜻에서 이웃을 제 몸 같이 사랑한다. 이웃사랑은 자기를 사랑하는 만큼이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대로, 즉 자기의 행복을 위해 기울이는 관심과 정성을 이웃에게 베푸는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를 미워하고 학대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가를 도울 때 그것은 곧 우리 자신을 돕는 일이 된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이며,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아름다운 보상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십자가의 죽음이 낸 열매로서 우리에게 구원의 영을 베푸셨듯이, 우리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이 영을 이웃에게 베풀려고 세례를 받았다. 우리는 우리가 베푸는 사랑을 남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에게 헌신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려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천주교 신자는 사랑의 씨앗을 심고 슬픔과 고통을 거름으로 사랑을 키우는 사람이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은 너를 울릴 것이다(아르헨티나 속담). 사랑이 많으면 미움이 찾아든다(일본속담). 그러나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자기희생에는 슬픔뿐만 아니라 희망도 내포되어 있다. 사랑은 생기를 북돋아주며 행복과 희망에 가득 차게 하는 힘이다. 사랑은 배반 말고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프랑스 속담) 장애에 부딪칠수록 점점 더 잘 자란다(독일 속담). 이러한 사랑에 우리의 행복이 달려 있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여 영원히 행복의 극치 속에서 살리라는 희망이 있다.

 

“사랑은 쉽게 변하기에 더욱 사랑해야 한다”(서머셋모음, ‘달과 6펜스’). 끊임없이 피어오르지 않는 사랑은 끊임없이 죽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읽히는 서적

박영식,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말씀의 등불 I. 주일 복음 묵상?해설(가해)>

가톨릭신문사 2007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2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

(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

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가톨릭출판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