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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다가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비결(대림 제2주일)
   2012/12/07  17:47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다가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비결(대림 제2주일)

루카복음 3,1-6

어느 도시에 유명한 의사가 살고 있었다. 시민들은 몸이 아프면 모두 그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그는 환자의 얼굴과 걸음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 처방을 하는 명의(名醫)였다. 그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제자들이 스승이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비법을 가르쳐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세 명의 의사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의사의 이름은 ‘음식과 수면과 운동’입니다. 음식은 위의 75퍼센트만 채우고 절대로 과식하지 마십시오. 12시 이전에 잠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걷다 보면 웬만한 병은 나을 수 있습니다.” 의사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음식과 수면과 운동은 다음 세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의사의 말에 귀를 쫑긋대며 무슨 말을 하는지 주의를 기울였다. “육체와 더불어 영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말씀 묵상과 기도와 사랑’, 이 세 가지입니다. 육체만 건강한 것은 반쪽건강입니다. 영혼과 육체가 고루 건강한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 묵상이라는 약은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평생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기도 약은 부작용이 없는 만병통치약입니다. 급한 일이 있을 때는 많이 복용해도 됩니다. 사랑 약은 비상 상비약입니다. 이 약은 수시로 복용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약입니다.” 의사는 자신이 살면서 깨달은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준 후 평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다. 우리는 돈도 안 드는 이 약을 얼마나 섭취하고 있는가?(믿음의 글 중에서)

사람들은 각기 자기에게 필요한 구원을 찾는다. 성공, 돈, 건강, 명예, 권력을 구원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심과 인정을 받는 것, 노동의 보람과 성취, 행복, 기쁨, 사랑을 구원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이 주시는 강복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이 영원히 존속하고 영원히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영원히 존속하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이다.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존속하는 말씀과 사랑과 더불어 이미 영원을 사는 것이다. “좋은 것을 기억하면 기분이 밝아진다. 아름다운 것을 기억하는 것은 인간에게 구원이 된다. 살아 있는 동안 소중한 것을 기억하는 것은 행복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내가 아는 가장 좋은 것은 하느님을 기억하는 것이다.”(괴테)

대림 제2주일 세례자 요한은 예루살렘 번화가에 가지 않고 광야로 가서 예수 메시아께서 오신다고 선포했다. 광야에는 메시아의 선구자 요한의 목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다. 광야에는 도시의 화려한 건물이나 각양각색 광고물이나 물질 만능을 조장하는 유혹이 없고 가난과 고독과 시련밖에 없다. 바로 이런 곳이 메시아께서 계시되는 장소이다. 그분은 이 영적 광야를 체험하는 이들 안에 임하신다. 영적 광야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 말고 그 어떠한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마음을 상징한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주님이 오심을 준비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현세생활에 집착하면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자기중심주의에 빠져 이웃의 기쁨이나 슬픔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허와 고독의 심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하느님보다 이 세상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자들은 어둠과 죽음의 세계 속에 갇히고 만다. 메시아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세례자 요한의 재촉에 마음을 기울여야 참된 사랑과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기도, 명상, 사색 들로 혼자 있어야 힘이 솟아난다. 묵상시간을 자주 가지면 우리의 뇌세포가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과 창의력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성도 계발되고 하느님의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세 가지 방법을 통해 하느님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기도와 명상과 섬김이 바로 그것이다.… 기도와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느님께 말을 걸어라. 지극히 간단한 일상의 명상 연습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최대한 등을 곧게 펴고 앉아서 말씀을 생각하라… 이렇듯 간단한 명상을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20분씩 연습하라…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먼저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고, 다음으로 오늘 마주친 모든 이들을 사랑하며, 마침내 세상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한다.”(앤드루 하비) 명상과 기도는 일과 삶의 균형을 깨뜨리는 가장 큰 요소인 불안감을 줄여준다. 우리는 고민을 없애는 순간 행복을 느낀다. 서양에서는 1960년대부터 명상의 효과가 의학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명상에는 정신적 안정뿐 아니라 통증 완화 등 의학적 치료 효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학 안암 병원 통합의학센터 이성재 교수는 명상의 의학적 효과에 대해 ‘명상을 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억누르는 전전두엽과 긴장을 풀어주는 뇌파인 알파(α)파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상의 효과를 연구하는 데는 주로 마음챙김 명상(MBSR =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방법이 활용된다. 이는 공격성, 긴장, 분노, 좌절, 불안, 우울 들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 심신을 단련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옛날부터 지속적인 명상은 팔자를 바꿀 수 있는 비법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은 서로 사랑하는 인간관계 안에서 창조되고 육성된다. 미소는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다. 모든 날 중에서 완전히 잃어버린 날은 미소를 짓지 않은 날이다. 좋은 인간관계, 남을 돕는 삶이 장수의 비결이다. 손자들을 돌보는 할머니들이 장수한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를 외롭게 하고 내 삶을 괴롭게 만든다고 해서 그를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멀리하고 미워하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축복은 흔히 고통, 상실, 좌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참고 기다리면, 머지않아 제대로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Joseph Addison) 하느님은 슬픔이 있는 곳에 계신다. 슬픔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구원이 있는 법이다(W. Shakespeare). 밤이 별을 가져다주듯이, 슬픔은 진리를 깨우쳐 준다.

장수시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오래 살되 어떻게 건강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 것이냐’다. 행복하게 무병장수하다가 영원히 살 수 있는 비결은 명상과 기도와 사람이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가, 나, 다해) 가톨릭출판사

----, 마태오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2년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가톨릭출판사 2012년

----, 마르코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2년 개정 초판 1쇄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초판 2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 초판 2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3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 서간과 요한 묵시록의 핵심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1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 초판 2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