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미치도록 사랑하세요. 사랑하기에는 백 년도 짧아요."(연중 제4주일)
   2013/02/03  9:30

 “미치도록 사랑하세요. 사랑하기에는 백 년도 짧아요.”

              (연중 제4주일)

               루카복음 4,21-30

20048월 프랑스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로 95살인 엠마누엘라(Emmanuelle Cinquin) 수녀가 선정되었다. 소피 마르소,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트 비노쉬(Binoche), 들 쟁쟁한 인기배우와 지네딘 지단 같은 축구선수들과 저명인사들을 다 제쳤다. 노사제요 자선사업가인 압베 삐에르(Abbe Pierre), 지네딘 지단, 쟝폴 벨몽도, 들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 50명 중에서 다섯 번째가 엠마누엘라 수녀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성당을 떠나버린 유럽에서 한 할머니 수녀가 프랑스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것은 기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불우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을 존경하는 그들의 가치관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수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유럽에서는 마더 데레사 수녀만큼 훌륭한 분으로 알려졌다.

1908년에 벨기에에서 태어나서 프랑스로 와서 수녀가 된 뒤 여러 나라에서 부유층 아이들을 위해 교육사업을 하다가 예순이 넘어 1971년 이집트 카이로 외곽에 100년 된 악취가 코를 찌르는 쓰레기장으로 와서 빈민들과 동고동락했다. 주변 판자촌 주민들은 이 쓰레기장에 와서 생계를 이어간다. 버려진 개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파리가 들끓고, 아이들은 폐지와 병을 줍다가 땅에 있는 뭔가를 주워 먹는다. 그 옆엔 병원에서 나온 주사기가 널려 있다. 엠마누엘라 수녀는 많은 나라를 다니며 기금을 모아 브라질, 하이티, 필리핀, 세네갈, 수단 등지의 빈민들을 도왔다. 모금한 돈으로 카이로의 쓰레기 장 주변에 농토를 일구고 사료공장, 병원, 학교를 세웠다. 수녀는 그렇게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의 쓰레기장 마을에서 여든다섯 살 때까지 23년을 빈민들과 동고동락하며 기적을 일궜다. 자기 건강을 걱정해서 본원으로 돌아오라는 장상의 명령에 순종해서 1993년 프랑스로 돌아왔다. 매주 프랑스 국영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깊은 모성애에서 우러나온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술과 재치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인류형제애를 역설하며 모금운동을 해서 헐벗고 굶주리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이들을 도왔다. 당시 쟈크 시락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재무부장관, 수많은 정치인들과 언론인들과 경제인들이 이 수녀의 인품에 매료되었다. 프랑스어권 대중들은 엠마누엘라 수녀가 쓴 많은 책과 방송 출연에 깊은 감명과 영향을 받는다. 대다수 프랑스 국민과 벨기에 국민들이 매주 이 수녀의 출연을 기다릴 정도였다.

 

200810월 백 살 생일을 한 달 남겨두고 세상을 떠날 때 미치도록 사랑하세요. 사랑하기엔 백 년도 짧아요.”라고 말했단다. 백 년을 산 엠마누엘라 수녀는 폐허 위에서 수많은 업적들을 이룬 자기의 삶을 이렇게 매듭지었다. “내게 도움이 되었던 영원에 비추어 보면 이 모든 잡동사니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추구해온 목표들이 지금은 허망하지만 그때에는 위대했음이 드러날 것이다. 사랑만이 영원을 산다.” 이 수녀는 자기가 죽는 날이 자기가 여섯 살이었을 때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다시 만나러 가는 날이라고 말했다. 잠자다가 조용히 하느님 품속으로 떠났다. 지금 하느님과 자기 아버지를 만나 행복의 극치 속에 살고 있다.

엠마누엘라 수녀는 가난하고 굶주리고 소외되고 인간의 품위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각별히 사랑하여 늘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시는 예수님, 그들을 위해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닮으려 애썼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가 없는 분으로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의 사랑은 완전무결하고 최상이다. 십자가에서 3시간쯤 혹독한 고통을 겪으신 예수님과 몇 달이나 참혹한 고문과 박해에 시달린 순교자들을 비교할 때 그들의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과 비교될 가치조차 없다. 그들은 이기심에서 온전히는 해방되지 못한 채 사랑을 추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완전한 사랑이 영생과 영복을 창조한다. “한 인간이 최상의 사랑을 성취한다면 수백만 사람들의 미움을 해소시키는 데 충분하다.”(M.K. 간디) 사랑을 실천하여 역사를 바꾼 위대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큰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는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수님은 완전무결한 사랑으로 죄악과 죽음으로 점철되는 인류역사를 구원의 역사로 바꾸셨다. 예수님은 영원한 죽음과 파멸에 떨어진 우리가 당신을 닮으면 영원한 기쁨의 세계에서 살게 하신다. 예수님을 닮으려면 미치도록 사랑하세요. 사랑하기에는 백 년도 짧아요.” 하고 권고한 엠마누엘라 수녀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자주 묵상해야 하겠다. 우리가 이 수녀님처럼 영웅적인 삶을 살지는 못해도 평범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가운데서도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순수하고 타산이 없고 무조건적이며 헌신적인 사랑을 마음속에 품고 살면 위 수녀를 본받아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날마다 적어도 반 시간 이상 그리스도의 말씀을 묵상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진실한 열정은 감염된다.

양심, 사랑, 정의, , 희망, 의리를 가득 싣고 바다 길을 가다가 무거워서 하나씩 바다 속으로 버리면 처음에는 빨리 달려갈 수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순조롭게 항구까지 가기 위해 그 모든 것을 버린다. 오로지 돈, 명예, 권력, 성공, 출세를 향해 매진하여 목적지에 다다른다 하더라도 사랑과 우정을 외면하고 만다면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남는 것이라고는 이기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결국에는 자기 혼자만 쓸쓸이 남아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후회하고 빈손으로 허공을 허우적거리며 절망 속에서 몸을 떨게 될 것이다. 부귀영화는 영원한 것을 보지 못하게 가리는 장애물이고 이기적인 인간과 무신론자로 만드는 독소이다.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나에게 남는 것이다. 영원히 존속하는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지키는 사람은 이미 영원을 사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내 곁에 있어야 내가 사람 구실을 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우분투’ : 서남 아프리카 줄루 족의 속담. 사람은 사람을 통해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가장 완전한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아낌없이 주어라. 그것이 친구를 얻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다”(키케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줘야 남도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준다. 내가 그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하면 그도 나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하는 법이다.

 

이성 사이의 사랑은 아침 그림자와 같아서 점점 작아지지만, 노인의 마음에 깃든 우정은 저녁 무렵에 지는 그림자와 같이 인생의 태양이 질 때까지 점점 커져간다.”(J. 베벨)

 

네 곳간에 자선을 쌓아 두어라. 그것이 너를 온갖 재앙에서 구해 주리라.”(집회 29,12) 부모가 불우한 이웃을 도우면 자녀들도 그렇게 한다. 부모가 인색하면 자녀들도 그러하다.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는 재물을 아낌없이 쓰지만 불우한 이웃에게는 인색한 사람은 가족이기주의에 빠진 자이고 이런 사람이 지옥으로 간다.

 

하느님의 뜻을 짓밟는 사람들의 회개를 위해 애쓰고, 불의와 폭력의 희생이 되고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좋은 것을 기억하면 기분이 밝아진다. 소중한 것을 기억하는 것은 행복이 될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기억하는 것은 인간에게 구원이 된다. 그래도 내가 아는 가장 좋은 것은 하느님을 기억하는 것이다.”(괴테)

 

나는 나 자신보다 더 큰 괴물이나 불가사의한 것을 본 적이 없다.”(Montaigne, 수상록)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이다. 내일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지금 당장 미치도록 사랑하세요. 사랑하기에는 백 년도 짧아요.”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 다해) 가톨릭출판사

----, 루카복음 해설(예수의 유년사). 루카 1-2장. 가톨릭출판사 2013년 2월

----, 마태오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31월 개정 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가톨릭출판사 2012

----, 마르코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2년 개정 초판 1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초판 2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3월 초판 3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 초판 2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초판 3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 서간과

        요한 묵시록의 핵심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초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