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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소와 영혼을 그리는 사람(연중 제3주일)
   2014/01/25  10:19

미소와 영혼을 그리는 사람(연중 제3주일)

마태오복음 4,12-17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52415일 피렌체 근교의 빈치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는 공증인 세르 피에로(Ser Piero davinci)이고, 어머니는 카타리나라는 농사꾼의 딸이었다. 레오나르도의 어머니는 신분의 차이로 피에로와 결혼하지 못했다. 그가 출생하자마자 아버지는 귀족 처녀와, 어머니는 도기장이와 결혼해 사생아가 되고 말았다. 카타리나는 매우 아름다웠으리라고 짐작된다. 훗날 어머니를 생각하며 레오나르도가 남긴 메모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초라한 누더기를 걸치고 치장도 전혀 하지 않은 두메산골의 농사꾼 아가씨들이 멋을 부린 도시의 아가씨들 보다 더 아름답다는 걸 너는 아는가?” 레오나르도는 시골 할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라며 자연을 유일한 벗으로 삼아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가끔 들러 아들을 보고 가곤 했다. 어릴 때부터 수학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학문을 배웠고, 음악에 재주가 뛰어났으며, 유달리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였다. 그래서 피렌체로 가서 부친의 친구인 베로키오에게서 도제수업을 받았다. 이곳에서 인체의 해부학을 비롯하여 자연현상의 예리한 관찰과 정확한 묘사를 습득하여 당시 사실주의의 교양과 기교를 갖추게 되었다. 레오나르도는 르네상스를 처음 전파하고 완성한 사람이다. 그는 해부학자, 미술가, 조각가, 사상가, 문필가, 음악가요 인류역사상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다빈치의 노트에 나에게 말해다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대천재도 작품을 만들며 끊임없는 물음과 문제로 시달렸다는 뜻이다. 그는 말년에 자기가 재주를 잘못 사용하여 해 놓은 것이 없다고 후회했다.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도 평생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 다닌 상처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그는 일생 가정을 이루지 않고 방랑생활을 했다. 죽을 때까지 옆에다 두고 간직했다는 모나리자는 어쩌면 채워지지 않은 모성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에 대한 표현이었는지 모른다. 레오나르도가 그린 것은 입술이 아니라 미소였고, 얼굴이 아니라 내면이었다. 그는 '공기원근법'(Sfumato), 즉 색을 매우 미묘하게 연속 변화시켜서 형태의 윤곽을 엷은 안개에 싸인 것처럼 차차 없어지게 하는 기법을 만들어냈다. 대상을 재현하는 단순한 손 기술자를 넘어서 인간의 영혼을 눈앞에 되살려내는 창조자가 된 것이다. 모나리자는 현재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 최고가의 그림인데 현재까지 추정가로는 40조원 정도로 본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결혼하지 않고 평생 고독과 외로움과 싸우는 과정에서 인류역사에서 가장 탁월한 작품들, 석죽의 성모,’ ‘수태 고지,’ ‘베노바 가의 성모,’ ‘암굴의 성모,’ 최후만찬’ ‘성 모자와 성 안나들을 남겨주고 67살로 천국으로 갔다위대한 예술가는 고독하고 불행한 인물이다. “위대한 지각과 깊은 심정을 가진 사람에게 고통과 고뇌는 필연적인 것이다.”(도스토예스키, ‘죄와 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제 살을 깎는 고통과 희생의 결과로 모든 사람에게 영감과 의미를 태양빛처럼 비추고 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구원의 빛, 죄와 죽음의 어둠을 밝히는 구원의 빛이시다. 예수님은 어둠 속을 헤매는 눈먼 이들의 눈을 뜨게 하고,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눈을 뜨게 하며,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창조하신다. 그리스도의 빛은 이기심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어 믿음의 눈을 뜨게 하고 죄와 죽음의 지배에서 구원한다. 우리는 기도와 영적 독서와 평일 미사참례로 빛이신 예수 메시아와 인격관계를 맺어 이분이 구원과 생명의 빛이시라고 증언할 힘을 얻는다.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형제자매를 위해 당신 생명을 바치셨듯, 우리도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여 목숨을 바쳐야 빛의 자녀가 된다(요한 3,16-17).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 동안 이기심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된다. 날마다 기아와 폭력과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더욱더 열심히 살고, 근검절약하여 가련한 이들을 도우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다빈치처럼 많은 이들에게 빛을 비출 수 있을 것이다. “두들겨 맞는 사람은 고통 받기보다 단련되어간다. 역경이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만들어 놓는다. 벼가 익어 쌀이 되기 위해 햇빛, 천둥, 번개, 메뚜기의 방문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우리도 향기로운 과일, 쌀처럼 되어가는 것이다.”(호치민) 우리가 선행을 통해 빛의 구실을 하지 않으면 어둠 속으로 빠지고 만다.

이웃이 지니고 있는 빛나는 점들을 찾아내고 그것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인정해주면 자기가 빛이 되고 이웃도 빛나게 할 수 있다. 사랑에서 나온 한 마디 말이 죽음의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살린다. 한 점 구름이 햇빛 전체를 가리기에 충분하듯, 미움에서 나온 말은 살아 있는 이를 죽이는 독약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 나는 좋은 말과 나쁜 말 중에서 어느 쪽 말을 더 많이 하는가?

태양이 더러운 곳을 뚫고 지나가도 그 자신은 이전처럼 순수한 채로 남듯,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은 죄의 지배를 받지 않고 빛으로 남을 수 있다. 우리는 부활할 때 부활하시어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처럼 찬란히 빛나는 영광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다(다니 12,3).

자기가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릅니다.”(1요한 2,9-10)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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