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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 조용필(연중 제6주일)
   2014/02/15  12:0

인간 조용필(연중 제6주일)

마태오복음 5,17-20

최근 우리나라 가곡 왕 조용필씨의 명곡인 비련에 얽힌 일화가 공개됐다. 그의 전 매니저인 최동규씨의 말로, 4집 발매 후 한창 바쁠 때 시골 요양병원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단다. 이 원장은 자기 병원에 입원 중인 14살인 지체장애 여자 아이가 조용필 4집에 수록된 비련을 듣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 소녀는 입원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정을 내보였던 것이다. 그 원장은 소녀의 어머니가 돈은 원하는 만큼 줄 테니 조용필씨가 직접 이 소녀에게 비련을 불러달라고 간청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것이 어렵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얼굴이라도 보여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했다는 것이다. 최동규씨는 당시 조용필씨가 캬바레 무대에서 한 곡 부르면 지금 돈으로 34천만원쯤 받았다. 그런데 조용필씨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피던 담배를 바로 툭 끄고나서 '병원으로 출발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날 행사가 네 개나 있었는데 모두 취소하고 위약금을 물어주고 시골 병원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위약금은 오늘 1억 원이 넘는 거액이다. 조용필씨는 병원에 가서 그 소녀를 찾았다. 소녀는 아무 표정도 없이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가 소녀의 손을 잡고 비련을 부르기 시작하자 소녀가 펑펑 울기 시작했고 이 소녀의 부모도 따라 울었다. 그가 소녀를 안아주며 사인한 CD를 건네주고서 차에 오르는데, 소녀의 어머니가 따라 나오며 돈을 얼마나,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하고 물었다. 그는 따님이 오늘 흘린 눈물이 제가 평생 벌었고 또 앞으로 벌게 될 돈보다 더 값집니다.” 하고 대답했단다. ‘비련의 가사는 이렇다.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 떨리는 그대를 안고,

포옹하는 가슴과 가슴이 전하는 사랑의 손길.

돌고 도는 계절의 바람 속에서

이별하는 시련의 돌을 던지네.

, 눈물은 두 뺨에 흐르고 그대의 입술을 깨무네.

용서하오 밀리는 파도를 물새에게 물어보리라, 물어보리라.

몰아치는 비바람을 철새에게 물어보리라.”

조용필씨의 선행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자기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몹시 꺼리기 때문이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마태 6,3-4). 조용필씨는 2003년에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천국으로 떠나보내면서 아내가 남긴 유산 24억 원을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모두 내놨다. 20106월에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러브 인 러브라는 공연을 펼쳤는데 그 수익금 전액을 신촌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그 금액이 소아암 어린이를 500여명이나 치료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하니 25억 원쯤 되는 큰돈이었다. 조용필의 소속사인 YPC프로덕션이 최대 주주인 조용필에게 많은 현금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도 전액 사회에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전세 집에서 살고 있다. 세상을 떠나면 가져갈 것이 하나도 없는데, 굳이 집을 사고 땅을 넓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선행을 한 가지라도 더 하는 것이 훨씬 더 고귀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곡 왕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할뿐만 아니라 선행으로도 온 국민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예수님은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이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단정하셨다. 바리사이들은 율법과 그 규정들과 금령들을 잘 아는 것을 신심의 표시로 여겼다. 그들은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기도를 많이 했다(루카 18,9-14; 6,33). 단식과 기도는 바리사이파에 속하는 조건이었다. 그들은 안식일, 축일, 정결례, 십일조, 음식물에 관한 규정을 세심하게 지켰다. 그들은 육체의 부활, 천사들의 존재(사도 23,6-8)와 왕적인, 사제적인 메시아의 오심을 가르쳤다. 바리사이들은 율법과 하느님과 메시아에 관해서 예수님과 대립했고 예수님의 공적인 활동기간 중에 그분을 반대했다. 예수님은 그들의 의로움이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것이요 언행불일치의 위선적 삶을 사는 자들이라고 여기셨다. 그들은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 같은 율법의 중요한 계명들을 저버렸다(마태 23,23; 22,34-40). 그들과는 반대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지켜야 할 의로움은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훨씬 능가해야 한다. 예수님이 가르치시는 의로움은 원수와 은인, 악인과 선인의 생명에 필요한 비와 햇빛을 주시는 하느님을 본받아 완전하게 되는 것이요(5,48) 율법을 완성한 것이다. 가장 완성된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요, 이러한 사람만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고 아낀 가족들이 구원받아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정의 존재이유이다. 그러므로 가족들은 서로 구원을 위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족들 중에서 천국에, 연옥에, 지옥으로 가면 이 가정의 존재이유는 없어진다. 우리 가족이 다 구원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녀들은 부모를 통해 하느님에 대한 생각을 품고 부모가 섬기는 하느님을 배운다. 특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녀들에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르쳐주는 살아 있는 표본이다. 이처럼 하느님과 함께 사는 부모의 삶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유산이다. 아버지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이나 따뜻함을 주지 못할 때 아이들은 더욱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며 움츠러들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러한 아이들은 더욱 공격적이며 비행소년이 되기 쉽고 학교생활에 적응력이 떨어지게 된다. 아버지가 자녀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직업과 일에 있어서도 성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직업 세계의 성격은 물론 그 사람이 임원급 자질을 갖추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할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하바드 메디컬스쿨 심리학과 윌리엄 폴랙 교수) 또한 자선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가 어지면 자녀들도 어질고, 부모가 인색하면 자녀들도 인색하다. 훌륭한 남편은 훌륭한 아내를, 훌륭한 아내도 훌륭한 남편을 만든다. 딸을 잘 키우려고 하는 이는 먼저 어머니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기쁨과 행복을 부부생활, 가정생활, 이웃과 대인관계에서 체험해야 한다. 현실에서 여러 가지 경우를 통해서 생명을 느끼고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 그것이 곧 천국이다. 이집트인들은 죽은 뒤 저승 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고 믿었다. 이에 대한 답에 따라 천국과 지옥에 간다는 것이다. “인생의 기쁨을 찾았나? 남을 기쁘게 했는가?” 조용필씨가 가곡으로뿐만 아니라 선행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듯, 우리도 그분의 본보기를 따라야 하겠다. 늘 사랑과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여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이웃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기쁘게 살면 하느님을 닮는다.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뵙는 순간 우리의 실존은 하느님처럼 되고 그분의 사랑의 불로 영원히 타오르는 빛이 될 것이다.

사랑은 사랑의 침에 콕콕 쏘인 아픔을 꿀이 흐르는 천국으로 변화시킨다.

사랑은 노예를 황금빛 왕좌에 앉힌다.”(터키 격언)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2007.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 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 루카 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