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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과 불행, 생명과 죽음은 누구를 만나는가에 달렸다(부활 대축일)
   2014/04/19  10:8

행복과 불행, 생명과 죽음은

누구를 만나는가에 달렸다(부활 대축일)

 

마태오복음 28,1-10

 

진정한 행복은 수많은 친구들이 아니라 훌륭히 선택된 친구들이 만들어준다.”(벤 존슨) 세월 호 여객선이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할 때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학생 박호진, 안민수, 한희민 군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 남윤철(35)씨를 담임교사와 영어교사로 만난 것이 크나큰 행운이었다. 남 선생은 학생들을 탈출시키고 자기는 익사했다. 박호진 군은 남 선생의 살신성인 덕분에 부모와 오빠가 실종되고 홀로 생존한 권지연(5) 양을 품에 안고 탈출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권 양의 어머니와 오빠는 마지막까지도 막내를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등을 떠밀어 탈출을 도왔단다. 권 양은 간호사들에게 엄마와 오빠가 조끼를 입혀 위로 밀어 올렸다.”며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권 양은 훌륭한 부모님과 박 군을 만난 덕분에 살아남았다. 또한 2학년 5반 담임 이해봉(32) 교사와 인성생활부 고창석(40) 교사를 선생님으로 만난 학생들도 탈출할 수 있었다. 고창석 교사는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탈출을 도우다가 정작 본인은 익사하고 말았다. 이처럼 내가 만난 사람들이 제 목숨을 바쳐 나의 목숨을 살려 준다. 이와 반대로, 사망자들과 실종자들은 승객들을 침몰하는 배 안에 가두어두고 제일 먼저 도망쳐 나온 세월 호 선장과 항해사와 조타수,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지킬 능력이 없는 대통령과 장관들을 만난 것이 불행과 죽음의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도 현 여당은 이처럼 무책임하고 무능한 안전대책 때문에 6월 4일 지방선거에 표를 못 얻을까 노심초사한단다. 이게 어디 사람이 할 생각인가?

 

우리의 행복과 기쁨과 성공과 생명, 불행과 슬픔과 실패와 죽음은 누구를 만나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친구는 제2의 재산이다(아리스토텔레스). 좋은 벗을 얻는다는 것은 큰 재산을 얻는 것과 같다(크리스토퍼 레먼). 가장 훌륭한 만병통치약이 친구이다. 어떤 사람은 훌륭한 신앙생활로 모범이 되는 사람을 만나 예수님을 믿고 따라 영생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자기가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었단다. 이처럼 만나기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세계가 만남을 통해 탄생한다. 이러한 만남 속에 삶의 의미와 행복과 생명이 있다. 삶의 의미는 훌륭한 사람이나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나 의기가 상통하는 벗을 만남으로써 더욱더 향상되고 충만해지는 법이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는 뜻밖에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복음을 듣고 다시 자기들 앞에 임하신 그분을 만나 뵈었다. 이 복음과 그분의 발현이 부활신앙의 기원이다. 그분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여 그들과 영원히 함께 사신다. 그들은 이 만남으로 영원한 생명과 행복의 세계, 하느님의 세계로 들어갔다. 이 세계는 죄와 죽음이 파괴되고 하느님의 생명으로 넘쳐흐르는 천상 세계이다. 영원한 생명이 그리스도의 발현을 통해 이 지상에 현존한다. 마음에 있는 것만큼 보고 마음에 없으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복음을 마음속에 담아야 그분이 보이고 영원한 생명이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생명은 서로 사랑하는 인간관계 안에서 창조되고 육성된다. 좋은 인간관계가 장수의 비결이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를 외롭게 하고 내 삶을 괴롭게 만든다고 해서 그를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멀리하고 미워하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은 모든 삶과 활동의 원동력이다. 사람이 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내 존재가 이웃에게 성공과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도록 사랑의 눈물을 마다하지 않고 화목한 가정과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이는 사랑의 힘으로 고난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는 뜻이다. 이처럼 그분을 믿고 따르는 삶은 죽은 뒤의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생전에 이미 보상을 받는다.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하느님이 계심을 믿고 따르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손해를 보거나 누명을 써도 남을 위해 일하는 사람,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 늘 남을 칭찬하는 사람, 자기 말보다 남의 말을 우선적으로 들어주는 사람, 부귀영화보다 사랑과 정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한 생애를 다 바쳐 불우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하느님이 우리 마음속에 임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보고 싶은 사람, 말동무가 되어 줄 사람, 존경할만한 사람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은 하느님을 감지할 수 있다. 자기가 그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는 고백을 수시로 되새기면 삶이 고달프지 않고 기쁨으로 넘쳐난다. 예수님이 나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신다는 마음을 품고 살면 영생과 영복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누구를 닮는가는 각자가 택할 몫이다. 이와 반대로, 이기적인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사람은 자기도 이기주의자와 무신론자로 변하기 쉽다.

 

눈이 밝은 스승明師을 만나는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한 사람이 인생의 중요고비마다 가르침을 주고 내 인생길을 밝혀준다. 그 사람만이 이 세상에서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믿음은 큰 행복이다. 옛날 어른들은 훌륭한 스승을 만나게 해달라고 100일 기도를 드리곤 했단다. 그 염원이 뼛속에 사무쳐야 대 스승을 만난다고 한다. 우리 둘레에 우리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분들을 찾아 나서자.

 

 

 

인생의 성패는 내가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7.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 루카 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