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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행복의 열쇠는 인간관계에 있다(부활 제5주일)
   2014/05/15  11:19

영원한 행복의 열쇠는 인간관계에 있다

(부활 제5주일)

 

요한복음 14,1-12

 

인천시에 18년째 야쿠르트 배달을 하는 송옥례(55) 씨는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는 홀몸 노인들에게 13년 동안 매달 야쿠르트 200개씩 선물해왔다. 그 동안 그가 선물한 야쿠르트는 무려 3만개나 된다. 그의 노인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퇴근한 뒤에는 시간을 쪼개 장구와 창을 배워 6년 전부터 지역 노인복지센터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음악 봉사를 하고 있단다. 송 여사는 한 달에 3만 원쯤 투자해 야쿠르트 200병을 드리는 건데, 거창하게 기부라고 하는 것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그저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답니다. 은퇴한 뒤에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재주가 없어 장구와 창을 배웠습니다. 제가 부르는 민요를 듣고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제 재능이 조금이나마 쓸모가 있구나 싶어 기쁘답니다.”하고 말했다. 송 여사처럼 외롭게 살아가는 노약자들에게 살맛을 느끼게 하고 웃음을 잃지 않게 해주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그는 고독한 상대를 만나도 상대방의 기운에 휩쓸리지 않고 사랑스럽게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늘 마음이 넉넉하여 주변 사람을 잘 챙겨준다. 남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울거나 함께 웃어주는 사람이 천국에 가서 하느님과 함께 살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 집에서 살 자리를 마련하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 아버지 집은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도시천상 예루살렘(히브 12,22)이나 영원한 거처(루카 16,9)처럼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부활하게 하여 당신 오른쪽에 앉히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신다(요한 14,23). 그들은 하느님 왕국의 잔치 상에 앉아 먹고 마시는 특혜를 받는다.

 

천상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예수님과 고난을 함께 해야 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당신의 고통에 참여한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으신다. 나와 함께 웃은 사람은 잊을 수 있지만, 나와 함께 운 사람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법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자기와 이웃에게 순종하는 이들을 품에 꼭 안고서 당신을 닮게 하여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을 때 기쁨과 행복에 겨워하듯, 천상에서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 뵈면 영원히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고 형언할 수 없는 만족과 행복의 극치를 만끽하기에 이른다. 성인들은 하느님을 만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과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고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 세상에서는 우리가 희미한 거울을 보듯 그분을 어렴풋이 알지만 천상에서는 영원히 그분과 얼굴을 맞대고 살게 될 것이다(1코린 13,12).

 

하느님과 함께 살려면 성체성사에 참여하여 예수님과 하나 되어야 한다. 성찬의 식탁에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먹고 마심으로써 그분과 일치하기 시작하면 천상에서 완전히 일치하여 하느님 아버지와도 하나 되는 신비 속으로 들어간다. 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해서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지켜야 한다. 사람들과 하나 되는 사람이 곧 하느님과 하나 된다. 이 일치는 내 둘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서 정분을 나누고 사랑을 속삭이는가에 달려 있다. 요구르트 아줌마처럼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사람이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살고 참으로 행복해진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남을 복되게 해주면 자신의 행복도 한층 더 커지는 법이다. 지금 옆에 있는 가족들과 동료들과 이웃에게 감사하자.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행복해지고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가 장수의 비결일 뿐만 아니라 영생과 영복의 열쇠이기도 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를 외롭게 하고 내 삶을 괴롭게 만든다고 해서 그를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멀리하고 미워하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부드러운 사람은 행복하고,

자기에게 후하고 남에게 가혹한 사람은 불행하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7.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새 본문 번역,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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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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