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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행이 의무가 아니라 환희라고 여기는 사람(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2014/06/21  11:31

선행이 의무가 아니라 환희라고 여기는 사람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요한복음 6,51-58

 

 

 

 

우리는 이따금 신비스러운 만남을 체험한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서 우리의 잠재력과 능력을 인정해주고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주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상대방의 내면세계로 들어가서 서로 이해하고 각자가 쌓아온 인생체험과 지적이고 영적인 자산을 공유하여 더욱 풍요로운 세계를 만든다. 이 새로운 세계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위로와 기쁨과 행복을 주는 신비스러운 세계이다. 인연의 싹은 하느님의 섭리이지만 인연을 이어주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1세기 말에 쓰인 요한복음에 따르면 당시 교회에 소속된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승천하신 예수님을 눈으로 볼 수 없었다. 이 복음사가는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를 통해 그들을 당신의 세계인 하느님의 왕국으로 부르신다고 가르쳤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어 하늘로 들어 높여져 영광을 입으신 신비는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실현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성체성사의 빵과 포도주 안에 실제로 현존하심으로써 교회 안에서 계속 살아 계신다. 우리는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그분의 부활생명을 받으며 하느님의 자녀라는 영광스러운 신분으로 들어 높여진다. 이 신분은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고 인류를 사랑하여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본받아 날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데서 드러난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우리 마음속에 임하신 예수님을 모시고 가족과 친구와 이웃에게 가서 그들이 예수님과 만나 하느님의 세계에서 살도록 예수님을 보여드려야 한다. 성체성사의 뜻을 실현하는 이러한 만남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삶에 큰 영향과 의미를 준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여기고 충실하게 만나자.

 

 

 

같이 웃고 울고, 서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기울이는 것, 남에게 내 삶을 조금 나누어주는 데서 생명의 꽃이 핀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만남을 주선해주어 생명을 가꾸어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신다. 모든 사람이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고 모든 만남에 충실한 사람은 가장 완성된 사람이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작은 만남일지라도 중요한 만남으로 여기고 정성을 다하면 살아가면서 충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행운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갈 길이 바쁘다고 이웃에게 무관심하면 결국은 혼자 고독하게 살게 된다. 천천히 가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목적지로 나아가는 것이 남도 살리고 자기도 사는 비결이요 인생에 성공하는 길이다.

 

 

 

세상이 아무리 살기가 좋아졌다 해도 하루에 한 끼밖에 얻어먹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굶어죽는 사람도 많다. 아프리카나 북한의 실정이 그러하다. 그들은 예수님이 날마다 빵 기적을 일으켜 주시기를 고대한다. 사람에게 가장 큰 병은 결핵이나 문둥병이 아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사랑을 불필不必이라고 여기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병이다. 육체의 병은 약으로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독과 절망과 좌절의 유일한 치료제는 약이 아니라 사랑이다. 세상에는 빵 한 조각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작은 사랑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은 더 많다(마더 데레사). 이는 어느 가난한 재활원에서 보모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다가 시설이 훌륭하지만 사랑이 많지 않은 다른 재활원으로 이송된 아이들이 빨리 죽어버린 일로 증명된 것이다. 생명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으로 보장되지 않고 궁핍해도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 속에서 보존되고 자라난다.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도와주면 공격할지 모른다. 그래도 도와주자.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면 당신은 발길로 차일 것이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나누어 주자. 행복이란 남에게 도움을 줄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남에게 선을 행하는 것은 의무라기보다 환희다.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기 때문이다.

 

 

불행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아우성을 치는 사람에게 섣불리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마라. 그들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절박해보이지만 사실은 불행의 하중荷重을 대신 짊어질 사람을 찾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무언가 청할 줄만 알지 상대방 입장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B. 그라시안)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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