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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르긴 왜 몰라. 내가 알고 있는데"(연중 제26주일)
   2008/09/26  8:38

 

“모르긴 왜 몰라. 내가 알고 있는데"

(연중 제26주일)


마태오복음 21,28-32

오늘 복음에서 아버지(하느님)가 맏아들에게

포도밭(하느님의 왕국)에 가서 일을 하라고 분부하셨다.

맏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대답했지만

나중에는 뉘우치고는

가서 일을 했다.

아버지는 둘째아들에게도 그렇게 이르셨는데,

그는 일하러 가겠다고 대답만 하고

가지 않았다.

우리도

성당에서는 하느님께 “예”라고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가서는 “아니오”,

주일에는 “예” 하고,

평일에는 “아니오” 하지 않는가?

성당에서는 성인이요,

성당 밖에서는 악마가 아닌가?

자기 신분이 알려진 곳에서는

“예” 하고,

자기 신분이 감추어진 곳에서는

“아니오”라고 하지 않는가?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에 사로잡힌 자기 모습이

한심하지 않는가?


바티칸 시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의

600평방미터인 천장에

4백 명의 인물을 그린 미켈란젤로가

혼신의 힘을 다 기울여

인물화를 그리고 있을 때

친구가 와서

    “대충 그리지 뭐, 아무도 모를 텐데” 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모르긴 왜 몰라. 내가 알고 있는데”

하고 대답했다.

자신에게 정직하고 충실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요 대가이며 성인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떠한 장애물이나 난관 앞에서도

그렇게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

하느님의 자녀인 자신의 신분에 충실하려고

날마다 미사에 참여하고

성경을 읽고,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와 삼종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친다.

현세생활은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라고 주신 기간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왕국으로 가려고 태어나

가정을 꾸미고 자녀들을 낳고,

직장생활을 하고,

일을 하고

휴식한다.

내세를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지 않으면

악마의 자식이 되고 만다.

하느님의 자녀와 악마의 자식,

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물에 빠지면

헤엄쳐 나오든지 익사하든지

해야 되지 않는가?

이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지만

우리가 정작 가야할 길은 하나뿐이다.

자신에게 충실하려고

모든 이해타산과

부귀영화를 다 버리고

하느님의 뜻과 이웃의 행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이다.

이 어려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