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구원은 길들이기 작전이다(연중 제2주일)
   2009/01/16  8:5

구원은 길들이기 작전이다.

 

요한복음 1,35-42

 

오늘날 120개 언어로 번역되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 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어린 왕자가 이런 말을 했다.

 

“‘제발 ... 나를 길들여주렴!’

   여우가 대답했어요.

   ‘누구나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가 없는 거야.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 만한

    시간조차 없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진

    모든 것을 사면 돼.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면 돼.’

 

어린 왕자가 말했어요.

 

    ‘널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여우가 대답했어요.

 

     ‘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돼.

     우선 넌 나와 좀 떨어져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는 거야.

     난 곁눈질로 널 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씨앗이거든.

     그러면서 날마다 너는 조금씩

     더 가까이 앉으면 돼. ...’”

 

사랑은 서로 길들이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하느님도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셨다.

우리도 예수님의 인품과 가르침에

길들여져야

그분을 닮고 사랑할 수 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첫 제자들은 그분의 위용에 매료되어

그분이 머무르고 계신 곳을 보고

그분과 함께 머무름으로써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배웠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감성과 지성과 의지를 다하여

전인적 차원으로

그분과 인격관계를 맺고

그분을 닮고 사랑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를 버리고

서로 길들여져야

사람이 되고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실존과 생명을 바쳐야

얻을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우리가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마침내 언젠가 우리 자신의 한 부분이 된다”

  (Helen Keller).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하느님과 사람을 사귀려면

자기 자신을 주어야 하는데도

짐승처럼 먹이만 주면

된다는 듯이

살고 있지 않는가?

오로지 바보나 죽은 자만이

절대로 자기 생각이나

견해를 바꾸지 않는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를 변화시키는 것은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변화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영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그러하지 않는가?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자의 취향에 적응해야 하듯,

대인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는 변화가 안주하는 것보다

모험이 적다.

그런데도 예수님의 인품과 가르침에

적응하고

자기를 변화시키는 일을

게을리하면

결코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이웃에게 적응하기 위해서도

자기를 변화시키는 것을

두려워하면

이미 나이가 들었다는

표시일 뿐만 아니라

고립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변화가 없으면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직 마음이 젊고

무한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인생은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이다.

자기가 가진 최상의 것을 주면

최상의 것을 되돌려받는다.

이처럼 사랑이 있는 곳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므로 누구에겐가 항상 필요한 존재가 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고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자.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