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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 없이 못사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사순 제5주일)
   2009/03/26  22:30

사랑 없이 못 사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

 

요한복음 12,20-33

 

 

인생은 고통의 지불 없이는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고

또 아무 것도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이의 고통 속에서,

어머니의 진통과 산고 속에서 태어났고

우리 자신의 고통 속에서

살다 죽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통 속에서 단련되고

사랑을 가꾸고

자기를 실현하며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이다.

초원에 불을 질러

풀을 다 태우면

그 잿더미 밑에서

더 강하고 싱싱한 새 풀이 솟아오른다.

모든 생명은 죽음에서 시작한다.

 

“죽음은 많은 생명을 얻기 위한

  자연의 비법이다”(괴태)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만

강한 영혼이 태어난다.

역경이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만든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고통을 받는 사람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한다.

고통을 외면하면

이웃에게 힘을 실어주는 희생을 포기하고

이웃을 살리지 못한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고통이 없는 사랑은 없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

고통이 없는 사랑에는

생명도 없다.

이처럼 우리는 사랑 없이 못 사는 것처럼

고통 없이도 살 수 없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고통도 다른 모든 쾌락보다

훨씬 더 감미로울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자기 몫의 고통뿐 아니라

남편과 아내와 자녀와 부모의 고통도

자기 고통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자기 자식이 고생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일하고

재산을 모으는 부모나

불우한 이웃이 고생하지 않도록

보살피는 사람의 삶은

훌륭하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여

기꺼이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셨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우리는 영원히 행복해지고

기쁘게 살며

영생을 누리게 되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말고

예수님의 사랑을 배워야 하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이 비유의 핵심은

예수님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반드시 목숨을 바치셔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비유가

이방인인 그리스인들이

예수님을 만나 뵈러 왔다는

진술 다음에 제시된 것은

겨자씨의 비유처럼(마르 4,32)

이방민족들의 회개를 상징한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이방인들의 마음속에

영생의 열매를 창조하신다(요한 12,32).

그러기 위해

예수님은 체포되기 전부터

완전한 저버림과

처절한 고독 속에 계셨다.

그분은 당신을 구원하실 수 있는

하느님께만 매달리며

고난을 통해 그분께 순명하는 것을 배우셨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저버리지 않고

부활시켜

아들을 사랑하시는 아버지임을 증명하셨다.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아

시련과 죽음 가운데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자신을 하느님께 맡긴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은

시련을 없애주고

평탄한 삶을 살게 하는 데

있지 않고

시련을 이겨낼 힘을 주시는 데서

드러난다.

 

그러므로 나에게 시련을 가져다주시는

하느님이나 이웃은

나를 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해준 은인이기도 하다.

사랑의 길이 꽃길이 아니라

고행의 길임은

우리가 체험하는 사랑의 본질이다.

사랑의 고통은 다른 모든 쾌락보다

훨씬 더 감미로울 수 있다.

 

인생은 받거나 얻는 것이라기보다

힘껏 자기를 내어주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을 주고

자기를 소모시켜 가는 것이다.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자기의 존재를 실현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와 반대로,

일신의 안일을 위해

몸과 마음을 사리고

이해득실에 민감한 사람은

결국에는 자기를 잃어버리고 만다.

독거노인을 방문하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것은

의무요 구원받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정기적으로 선행을 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

내 돈 내 마음대로 쓴다고 하는 사람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에 나오는 부자처럼

구원받지 못한다.

 

“여러분이 타인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한,

  삶은 헛되지 않습니다”(H. Keller).

 

 

                 신간안내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마태오복음․루카복음․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판매처: 복현성당,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의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