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주일 복음 산책
제목 날마다 악마를 이기는 사람들(연중 제4주일)
   2009/01/30  8:2

날마다 악마를 이기는 사람들

 

마르코복음 1,21-28(연중 제4주일)

 

바오로 사도는 우상숭배의 배후에

악마가 있다고 가르쳤다(1코린 10,19-20; 8,5).

구약성경에도 악마가 있다고 가르친다(신명

32,17; 시편 96,4; 106, 37; 바룩 4,7).

악마는 하느님을 적대시하는

악한 힘이다(루카 4,34-35).

예수님 시대 유다인들은 영적인 존재들이

육체적 병이나 정신 질환이나 자연이변과

죽음을 초래한다고 여겼다(루카 4,39; 8,24).

그래서 유다인들은 예수님이 병을 치유하시는 것이

곧 악마를 정복하시는 것이라고 여겼다.

악마에 사로잡힌 사람은 대개

육체적(간질: 루카 9,39; 벙어리: 11,14; 불구: 13,11),

심적인 병을 앓는다(광적인 상태: 루카 8,29).

의학적으로는

악마가 질병을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신학적으로는

인간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서

죄를 짓고

그 결과로 질병과 불행과

죽음을 당한다고 설명한다.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다”(지혜 2,24).

 

예수님은 악마추방을 통해

우리를 이기심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 실현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왕권이

당신 안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악마에 사로잡힌 이들과

그 밖의 병자들을 고치며

빵을 많게 하여 굶주린 군중을 먹이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악마를 추방하도록 힘을 실어주셨다.

그들은 예수님과 맺는 인격관계에 힘입어

하느님을 저버리게 하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악마를

내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이웃을 사랑하게 하여

온전한 인간성을 회복하게 한다.

그런데 예수님과 제자들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악마를 내쫓을 수 있었다

(마태 12,30; 마르 9,38; 사도 19,11-16).

그러나 그들의 악마추방은

하느님의 힘에 의지한 것이지만

하느님의 왕권이 이 세상에 임하는 것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성령운동’을 하는 이들 중에서

예수님 시대 제자들처럼

정신병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어주는 권한을

예수께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병을 고치는 일은 의사들의 주업이다.

귀신을 내쫓아

정신질환자를 고쳐준 사람이 있다면

치료사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열두 제자가 악마를 추방하도록

예수께 받은 권한은

정신병 치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

사랑을 실천하는

온전한 사람을 만드는 데서 드러난다.

그리스도와 인격관계를 맺어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예수님의 권능으로

악마에 사로잡힌 이들을

몸과 마음으로 전인적인 차원에서

구원받을 수 있게 한다.

이와 달리,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일치하는 삶을 살지 않아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마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정신병자를 고쳐준다고 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왕권을 실현하는 것도 아니요

예수님의 구원활동을 계속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무엇엔가, 어디엔가, 누구에겐가에

매여 산다.

자기의 기준에 따라 살면

그 기준에 매여

노예가 되고 만다.

우리를 사로잡거나

묶는 힘을 악마라 한다.

악마는 날마다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우리는 온갖 선입견과

강박관념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살기 어렵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에게 매여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한다.

일상의 단조로움과

외로움에 치를 떨기도 한다.

부지불식간에 말실수나

잘못된 처신으로

불목과 증오심을 일으키기도 한다.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자기가 너무나 초라해 보이고

배가 아프며

살맛을 잃어버린다.

이 모든 현상의 원인은

우리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이기주의나 물질만능주의에 빠지기 때문이다.

평일미사에 자주 참여하고

날마다 성경을 읽으면

악마의 유혹을 이길 수 있다.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