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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하는 힘은 어디서?(사순 제4주일)
   2009/03/20  12:49

용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요한복음 3,14-21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꾸지람에 보복하려고

독설을 퍼 부었다.

 

“어머니는 시집올 때부터

  지금가지 성질이 그렇게 더럽고

  별나다면서요?”

 

이보다 더 고약한 짓도 했다.  

시어머니에게 앙갚음을 한 것을

동네 목용탕에 가서

떠벌렸다.

이 며느리는 보복한 뒤

속이 후련해서

시어머니 앞에서 생글생글 웃었다.

그럴수록 시어머니는

더욱 더 약이 오르고 속이 상했다.

그래도 이 둘은 한 지붕 밑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

시어머니가 마음속에서

며느리에 대한 원한을

삭히지 못하면

한이 맺혀 건강을 잃어버릴 것이다.

그 며느리처럼

이웃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마음이 넓은 시어머니라면

며느리의 욕을 마음에 담고

소화해낼 것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성장하면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손한 말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아들을 잘못 키웠기 때문에

며느리가 그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또 시어머니는 

기본이 되지 않은 며느리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라고

하느님이 자기에게 맡기신

아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화가

양쪽에 탓이 있다는 원칙을

감안할 수 있을 것이다.

시어머니가

이처럼 불손하고 몰상식한 며느리를

이해하고 포용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빛이 된다.

이처럼 마음이 칼에 찔리듯 아파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받는 사람은

구원의 빛이신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

 

시어머니가 자기 잘못을

보지 못하고

며느리만 탓하면

이 둘의 관계는

끊어지고 만다.

그러나 자기에게도 잘못이 있음을

간파한다면

며느리를 다시 품속에 안을 수 있다.

개망나니 같은 며느리를

용서함으로써

그를 행복하게 해야

시어머니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사람은 자기를 희생하는 것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시어머니는

죄와 죽음의 어둠을 밝히는

구원의 빛이신

예수님을 본받아야

용서할 힘을 얻는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기 때문에

구원의 빛이시다.

이 빛은 이기심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워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어

믿음의 눈을 뜨게 하고

이기심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한다.

 

시어머니의 가치관이

자존심이나 부귀영화에 뿌리 내리지 않고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을 최상 가치로 여기는 것이어야

며느리를 용서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관에 따르면

용서하지 않는 것이

자기 인생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

사랑이

인생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라고 여기려면

날마다 마음을 예수님의 말씀에

꼭 붙잡아 매야 한다.

이는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구원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목숨을 바치는 거창한 일이다.

 

이웃이 지닌 빛나는 점들을 찾아내고

그것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인정해주면

자기가 빛이 되고

이웃도 빛나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선행을 통해

빛의 구실을 하지 않으면

어둠 속으로 빠지고 만다.

사랑에서 나온 한 마디 말이

죽음의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살린다.

그래야 빛의 자녀가 되고(요한 3,16-17)

부활할 때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빛날 것이다(다니 12,3).

 

“자기가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릅니다”(1요한 2,9-10).

 

 

 

                           신간안내

 

박영식,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

  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09년 3월 18일 출간,

  판매처: 복현성당, 계산서원, 성바오로서원

 

위의 저자,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해설(나해). 가톨릭신문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

  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

 

위의 저자,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0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