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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이 사람을 고귀하게나 천박하게 만든다(연중 제16주일)
   2010/07/16  9:39

말이 사람을 고귀하게나

     

                    천박하게 만든다.

 

 

 

루카복음 10,38-42

 

 

 

박지성 축구선수는

신체적인 조건은 열악해도

정신력이 좋아

성공할 수 있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 한 마디를 믿고

노력하여 훌륭한 선수가 되었다.

 

“넌 정말 멋있어. 너니까 해냈어.

  넌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해”

 

라는 말 한 마디가

우리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친절한 말은 짧고 하기도 쉽지만

그 메아리는 오래간다.

친절한 말 한 마디만 들어도

좌절과 절망을 이기고

죽음의 문턱에서도 재생의 힘을 얻는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한다.

좋은 말은 이웃을 행복하게 하고,

자신한테는 좋은 습관이 된다.

이처럼 훌륭한 말(言)은 훌륭한 무기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축복이다.

축복하는 이는

전쟁을 하지 않고도 이긴다(노자).

말은 칼을 한번 휘두르는 것보다

우리의 마음을 더 깊이 찌른다.

 

사람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량공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따뜻한 위로의 말이나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말은

사람의 지성을 비추고

마음을 바꾸며

건강과 성공과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르타처럼

음식대접이나 물질적인 선물을

준비하는 데 그친다면

예수님을 닮기 어렵다.

오히려 마리아처럼

말씀을 실천해야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고

예수님을 닮을 수 있다(루카 4,20).

 

부활하여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눈에 보이지 않으시지만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을 듣는

우리 가운데 현존하며

우리의 인격과 삶을 거룩하게 하고

당신을 닮게 하신다.

우리의 마음은 하느님의 말씀을 품어야

그분과 얼굴을 맞대고 살 수 있다.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황홀감과 무아지경처럼

행복의 극치를 누리는 것이다.

 

말씀은 속담이나 격언처럼

행복과 생명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빛이다.

그러나 마음이 날마다 말씀에서 멀어지면

온갖 이기심으로 가득 채워져서

하느님을 뵙지 못할 뿐더러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말 것이다.

깨끗한 마음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

마음이 더러우면

만사가 더럽게 보인다.

아름다운 마음에 아름다운 육체가 깃들이고

그런 마음은 주위를 아름답게 비춘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에서 나오는 빛이다”

  (Helen Keller).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기 위해

날마다 성경을 읽어야 하겠다.

그래야 하느님을 뵙고,

그러지 않으면

하느님을 영원히 뵙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날마다 말씀을 공부해야

이웃을 배려하는 말을 하고,

잘 들어주고,

늘 칭찬할 수 있다.

이웃에게

좋은 말이나 유쾌한 말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킨다.

그러나 날마다 말씀을 공부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거칠게 아무 말이나 내뱉어

마음속에 씁쓸함을 남기고

결국 우리 영혼을 더럽히며

남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런 사람은 언어를 모독하는 자요

아예 언어를 모르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입에서는

영혼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말만

나오게 하자.

말을 잘 사용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말을 잘못 사용하면

천박한 인간이 되고 만다.

 

 

 

                      신간안내

 

박영식, 말씀의 등불 III. 주일 복음 묵상․

    해설(다해). 가톨릭신문사 2월 18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