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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깜박 조는 사이에 천국 문이 열렸다 닫힌다면?(연중 제19주일)
   2010/08/06  11:14

내가 깜박 조는 사이에

        천국 문이 열렸다 닫힌다면?

 

 

루카복음 12,35-40

 

 

옛날에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천국에 가려면

최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해야 함을

알고 있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현명하고

겸손하고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실천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다만 가끔 실천했을 뿐이다.

이따금 생각나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친구를

돕기도 하고,

신이 나거나 기분이 좋으면

기도도 하고,

어쩌다 양심의 가책을 받을 때는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일을 하느라 바빴다.

이러한 그의 습관들은

그의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부주의’라는 단점을 키웠고,

선행을 할 기회가 왔을 때도

그냥 흘려보내버리곤 했다.

이따금 그 기회를 잡았지만

선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깨닫지도 못했다.

 

그는 죽어 천국으로 가는 길을 올라가면서

자신의 한 평생을 돌아보았다.

자신이 남을 사랑하고

도움을 주었던 때를 떠올리고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그가 천국의 좁은 문 앞에 왔을 때

그 문은 꼭꼭 잠겨 있었다.

그때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어라.

   천국의 문은

   만 년에 단 한 번 열리느니라.”

 

그러자 그는 기대감에 떨며 서 있었다.

자지 않고 깨어 있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주의를 집중하는 데

익숙하지 못한 습관 때문에

그는 곧 다른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다.

어깨가 처지고

고개도 자꾸만 숙여지고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면서 자꾸 내려오더니

마침내는 완전히 감겨서

1초 동안 깜박 잠에 빠지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거대한 천국 문들이 활짝 열렸다.

그가 눈을 뜨기도 전에

다시 천둥 같은 소리가 나더니

문이 닫히고 말았다.

그는 부주의 때문에

천국 문 앞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W.J. 베네트, ‘천국 문 앞에서 부주의했던 남자’, 인생의 나침판. 미래의 창 1995년. 172-173쪽).

 

오늘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깨어 등불을 들고

주인이 돌아오는 밤길을 밝힌 종처럼

갑자기 오실 당신을 기다리며

밤낮으로 항상 깨어 있으라고 명하셨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항상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하느님의 왕국에서

메시아와 함께 진수성찬을 즐기며

영원히 그분과 함께 사는 복을 받는다.

 

사랑의 책임이 크다 해서

사랑을 포기하면

인생을 헛되게 사는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알뜰히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반면,

사랑을 거절하는 자는

이미 생명의 활력을 잃어버린다.

내 존재가 이웃에게

성공과 행복과 건강의 비법이 되지 못하면

나는 이미 심판받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느님과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

포상을 받을 것이고,

그 반대이면 심판을 받는다.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금령을

훨씬 넘어서서

선행을 하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되지 못한다고 가르치셨다.

우리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닮을 때까지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었으나

부주의 때문에,

늘 깨어 있지 않아

천국 문이 열리는 것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되지 않도록

언제나 하느님과 이웃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자.

그래야 항상 깨어 있으며

주 예수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충실한 종이 될 수 있다.